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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November 2, 2026

“18.4GW AI데이터센터…수요·전력 따라 단계적 추진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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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네이버 데이터센터. 네이버 제공
세종의 네이버 데이터센터.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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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18.4GW 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구축은 반도체 클러스터와 피지컬 인공지능을 연결해 데이터 선순환(플라이휠)을 완성하는 핵심 고리다. 초고성능 반도체의 힘으로 AI데이터센터에서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고, 이를 피지컬 AI에 탑재해 산업현장의 손과 발 구실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9년까지 8.4GW(1단계), 2035년까지 10GW(2단계) 등 18.4GW 규모 AIDC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단계에서는 SK, GS, 네이버가 550조원을 투자하고, 정부는 전력·용수 등을 지원한다. 2단계까지 총투자는 1000조원 이상이다.

그런데 국내 AIDC 수요 전망만으로는 정부가 제시한 18.4GW 규모의 공급을 채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확실한 수요를 기반으로 구축 단계를 더 세분화하고, 구매자를 확보하지 못한 사업은 회수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2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부의장 김성식)가 개최한 3대 메가프로젝트 공개포럼이 열렸다. 그간 투자 규모와 입지 선정에 쏠렸던 논의의 초점을 국가 산업전환의 정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옮기자는 취지의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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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연산능력에서 생산성으로’ 주제 발표에서 현재 확정된 AIDC 수요가 전체 계획 용량의 12.5%인 2.5GW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현재의 국내 수요 전망만으로는 18.4GW 목표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20년 1월∼2023년 2월 한전에 접수된 데이터센터 전기사용예정통지의 67.7%가 실수요 고객이 아닌 허수였다는 한전 자체 감사 결과도 제시했다. 정 교수는 “1단계 8.4GW는 확실한 수요를 중심으로 짓고, 2단계 10GW는 앵커 고객(장기 계약자)과 전력망이 확보된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승인하되, 일정 기간 안에 조건을 채우지 못하면 부지와 전력 배정을 회수하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했다. 원전 13기 용량에 육박하는 AIDC를 무조건 건설하지 말고, 국내외 수요와 전력 공급 사정을 봐가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이다.

실제 빅테크 기업이 앞다퉈 AIDC 건설을 하는 미국 텍사스주에서도 전력 사용 신청이 10배 급증했지만, 상당수가 고객 등을 확보하지 못한 ‘유령 신청’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는 상황이다. 이에 텍사스주는 9월부터 데이터센터 신규 허가를 중단하고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정 교수는 “18.4GW 목표를 채우려면 국내 에이전트·제조 AI 확산을 앞당기는 정책과 함께 앵커 고객이 있는 해외 수요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전략 추진에 맞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내 기업 인공지능 활용률(9.2%) 및 에이전트 적용(3.7%)을 주요국 수준(20∼40%)으로 끌어올리고 △제조 인공지능 전환 및 산업단지 AI 전환 스택(엣지 데이터센터) 보급 △‘국가 AI컴퓨팅센터’ ‘모두의 AI’ 등 국산 추론 인프라 확대 △미 빅테크·AI 기업의 동북아 컴퓨팅 허브 수요 흡수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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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에서는 GW급 AIDC를 직접 운영하며 쌓는 기술 역량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윤대균 아주대 인공지능연구원장은 “18.4GW 목표는 국내 수요 추정이 아닌 아시아·태평양 지역 점유율 25% 목표에서 나온 것”이라며 △국가 필수 수요 △산업 인공지능 전환(AX) 수요 △해외 임대 수요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유형별 지원 방식과 전력계획 반영 기준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윤 원장은 “AIDC는 반도체, 피지컬 인공지능, 인공지능 활용 수요가 만나는 공통 기반이다. AIDC를 짓는 계획에 그 시설을 운영하고 활용하는 계획이 더해져야 18.4GW가 국가 인공지능 역량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이준 산업연구원 전략산업연구센터장은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한 메가프로젝트 추진 방향’ 주제 발표에서 “올해 2분기 기준 우리나라는 세계 D램 시장 67%, 인공지능 반도체 핵심인 HBM 점유율은 80%대에 육박하는 메모리반도체 최강국이지만 세계 반도체 시장의 76%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부문의 경쟁력은 매우 취약하다. 메가프로젝트의 반도체 민간투자 881조원도 메모리 분야 생산능력에 확충에 집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사실상 정부의 무한 지지를 받는 중국 업체가 메모리반도체에서도 우리 기술 수준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센터장은 “지금은 메모리와 로직(연산용 칩)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어 메모리 강점을 시스템반도체로 넘어가는 다리로 쓸 수 있는 역사적 기회”라며, 벨기에의 세계적 반도체 공동연구기관인 ‘IMEC’와 같은 한국형 반도체 혁신 허브(K-IMEC&K-Foundry)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IMEC는 기업과 대학이 차세대 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시제품을 만드는 거점이다. 이 센터장은 한국형 IMEC를 통해 △파운드리 접근성 △소부장 및 후공정(패키징·테스트) 확보 △메모리-로직 융합을 보완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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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인 백서인 한양대 ERICA 글로벌 문화통상학부 부교수(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민간위원)는 ‘한국형 IMEC’ 설립에는 공감하면서도 “대만,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 중견 반도체 국가들도 같은 전략을 추진하는 만큼, 우리의 제안이 대만보다 얼마나 매력적이고 현실적인지 따지는 글로벌 경쟁전략 관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은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 가속화를 위한 피지컬 인공지능 전략’ 주제 발표에서 “해외 빅테크와 로봇 기업들이 제조기업과 손잡고 공장 데이터와 작업 노하우를 인공지능 학습 자산으로 축적하고 있다”며 제조 AI 전환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내 인공지능 모델 고도화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총장은 데이터의 저장 위치·재학습·재사용 범위와 계약 종료 시 회수·삭제 조건을 사전에 합의하는 ‘제조 데이터 활용권’ 도입과 함께, 자신의 작업 노하우를 기업에 넘기는 숙련자에 대한 보상 체계 마련을 제안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부의장 김성식)가 개최한 3대 메가프로젝트 공개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남일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부의장 김성식)가 개최한 3대 메가프로젝트 공개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김남일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이날 포럼에서 직접 주제 발표를 했다. 김 장관은 “우리 잠재성장률이 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모두 인식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지난해 산업부가 ‘지역에는 성장을, 기업에는 활력을’ 주제로 대통령 업무보고를 한 사실을 거론하며, “3대 메가프로젝트는 지역 정책 없이는 산업성장을 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3대 메가프로젝트의 총 1600조원+알파 규모의 투자계획은 사업 착수연도 GDP 대비 60%에 달한다. 이는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투자 규모인 GDP 대비 2.4%와 비교해도 압도적 수준이다. 미국 뉴딜정책도 GDP의 40% 수준이었다. 대한민국 판이 흔들릴 수 있는 숫자이고, 세계 인공지능 혁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숫자”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반도체 팹 가동을 2년 이상 앞당기면 팹 1기당 50조원의 추가 이익이 가능하다. 인프라, 전력, 용수, 인허가 등 일괄 처리를 속도전, 전격전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지난 6월 말 발표된 3대 메가프로젝트는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이후 우리 경제와 산업의 틀을 바꾸는 가장 큰 도전이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에 초점이 맞춰졌고, 또 팹을 어디에 짓느냐에 논의가 쏠렸다면 이제는 국가 성장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논의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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