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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22, 2026

헌재 “자식 없이 사망한 장남, 아내가 재산 상속한 옛 관습법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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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선고. 자료사진

헌법재판소 선고. 자료사진

과거에 호주가 아닌 장남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하면 아내가 재산을 상속하도록 정한 옛 관습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런 내용의 1958년 민법 제정 전 관습법에 대한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에서 지난 17일 재판관 6 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재판관 3명은 해당 관습법이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사건은 1919년 5월 사망한 A씨의 재산상속 문제에서 비롯했다. A씨는 사망 당시 기혼자였으나 자녀를 두지 않았고, 부친도 이미 3년여 전 세상을 떠나 장남 A씨의 조부가 호주였다.

당시 일제가 작성한 땅문서의 일종인 임야조사부에는 경기도 아동면 소재 임야 주인이 장남 A씨로 기재돼 있었다. 현재 경기 파주시에 있는 3707㎡ 넓이 땅이다. 이 토지는 해방 이후 1980년대에 토지대장이 만들어지며 주소가 새로 부여됐고, 1983년 국가 소유로 등기됐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인은 A씨의 동생인 B씨 자손들이다. 이들은 2020년 국가를 상대로 해당 부지를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해방 이전 A씨가 가졌던 땅이고, 호주인 조부가 A씨 동생에게 물려줬다며 소유권을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청구를 기각했다. ‘호주 아닌 기혼의 장남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경우 그 재산은 처가 상속한다’는 민법 시행 전 관습에 따라 A씨의 아내가 재산을 단독 상속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A씨 방계혈족에게는 소송을 제기할 근거가 없다고 봤다.

2심과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이들은 상고심 중 해당 관습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각하되자 2022년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호주 아닌 장남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경우 직계존속에 앞서 아내가 단독으로 재산을 상속하도록 한 관습법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며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상속순위를 정할 때는 상속 당시의 가족제도와 시대적 상황,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공동생활 여부, 상호 부양 관계, 생계 보호 필요성 등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재는 “처는 혼인을 통해 새로운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상호 부양과 협력을 통해 재산을 형성해온 사람”이라며 “여성의 독자적인 사회진출과 경제활동이 현저히 곤란했던 당시 시대적 상황에 비춰볼 때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경제적 곤란함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처의 생계를 보호할 필요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직계존속에 대한 부양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윤리적 가치이지만, 그로 인해 “곧바로 직계존속에게 처보다 우선하거나 동일한 상속순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도 했다.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도 “피상속인의 사망 시점은 1919년이고 헌법소원 심판은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22년에 청구됐다”며 “이미 폐지된 관습법의 효력을 사후적으로 부인하면 관습법 적용을 전제로 형성된 모든 법률관계가 한꺼번에 뒤집혀 엄청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정형식·조한창·정계선 재판관 3인은 관습법이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헌법소원을 각하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관습법 성립에는 국회의 관여가 전혀 없었고, 관습법은 헌법의 규정에 의해 국회가 제정한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부여받은 규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형식적 의미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관습법을 발견해 법적 규범으로 승인하거나, 위헌적인 경우 효력 상실을 확인하는 것은 법원이므로 헌재가 관습법에 대한 위헌 심사를 할 필요성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이 사건은 재판소원 허용 전 옛 헌법재판소법이 적용되는 사안이지만, 재판소원 시행 이후에는 법원의 재판이 관습법 승인이나 해석·적용 과정에서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재가 이를 다시 심리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헌재가 관습법 자체를 별도로 직접 심사할 필요성은 없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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