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이스라엘은 핵무기, 이란엔 사찰…우리는 테러 피해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군 공습으로 숨진 미나브 샤자레 타이예베 초등학교 아이들의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UN 생중계 영상 갈무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을 향한 국제사회의 이중잣대를 주장하며 이란이 테러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상호 신뢰는 ‘이중잣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스라엘 손에는 원자폭탄과 핵무기가 있지만, 국제사회 사찰단은 이란으로 보낸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7만명이 넘는 무고한 이들을 잔혹하게 살해했지만, 협상 테이블에 앉은 이란은 폭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스라엘은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가 있다. 이스라엘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이 아니며, 수치스러운 역사 동안 단 한 차례의 사찰도 허용하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역내 어느 수도든 마음대로 폭격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수단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은 이스라엘이 죽이고, 제재는 이란이 받는다. 병든 이들, 무고한 이들, 이란의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이 제재의 표적”이라며 “이것이 미국이 모든 국가를 상대로 하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서도 이란이 미국이 저지른 테러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했을 뿐,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며 미군 공습으로 숨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와 미나브 샤자레 타이예베 초등학교에서 숨진 아이들의 사진을 들어 보였다. 그는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은 무고한 아이들이 폭격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테러를 저지른 이들이 우리를 테러리스트라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군사력과 경제 제재를 동원하면 이란을 무릎 꿇릴 수 있다고 믿지만, 이는 거대한 착각이자 오판”이라며 “이란 국민은 역사적으로 그 어떤 외세의 패권주의에도 굴복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결코 미국에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평화적 목적의 원자력 기술만을 원하며,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핵무기 개발설’에는 선을 그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의 여지를 열어뒀다. 그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언급하며 “유엔 헌장과 정신, 그 본질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대화와 외교,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하고 미국·이스라엘을 겨냥한 발언이 이어지자 회의장 앞쪽에 앉았던 미국 대표단 소속 외교관들은 퇴장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 때도 이란 대표단이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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