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냉장고 해킹 이어 여객기 테러 위협…가짜 폭탄에 20여편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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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각) 유럽 각국에서 비행 중인 여객기에 대한 가짜 폭탄 테러 위협으로 20여편의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지난 3일 시작된 여객기 가짜 폭탄테러 위협이 급격히 확대되는 양상이다.
로이터·에이피(AP) 통신 등 보도를 보면,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과 아일랜드 더블린, 핀란드 헬싱키, 스페인 마드리드, 이탈리아 밀라노, 폴란드 바르샤바 등 유럽 곳곳에서 출발한 여객기 27대 이상이 가짜 폭탄 위협을 받았다. 위협을 받은 항공기들은 비상착륙을 감행하거나, 전투기의 호위를 받았다. 지난 3일 최소 7편의 항공편과 크루즈선 1척이 허위 테러 위협을 받은 데 이어, 이날까지 30여 편에 달하는 항공편이 폭탄 테러 위협을 받았다.
이날 스페인 경찰은 마드리드발 파리행 에어유로파 2편 및 로마와 밀라노에서 들어오는 이베리아항공 4편과 관련해 20분 간격으로 3건의 협박 이메일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마드리드 공항에서는 여러 항공기가 운항을 중단하거나 주기장으로 회항해, 기체 정밀 수색을 위해 탑승객 전원이 내렸다. 폴란드 바르샤바 공항에서는 이륙하려고 활주로로 이동 중이던 파리행 LOT 폴란드 항공 여객기가 테러 위협으로 멈춰 섰다. 덴마크에서도 코펜하겐 공항에서 항공기 2대에 대한 테러 위협이 접수돼 수색이 이뤄졌다. 불가리아에서는 공군이 전투기를 출격시켜 민항기 3편을 호위 착륙시켰다고 밝혔다. 런던발 소피아행 라이언에어 여객기는 불가리아 제2 도시인 플로브디프로 회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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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는 ‘위협 보고’라는 제목의 이메일이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과 밀라노 말펜사 공항의 항공사, 공항 운영사 등으로 발송됐다. 자신들을 ‘남성 국가 전사들’이라고 밝힌 발신자는 헬싱키와 더블린에서 출발한 도착 항공편에 폭발물이 설치됐고, 60분 이내에 폭발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메일에는 “오늘 너희의 하늘은 붉게 물들 것이다”이라고 적혀있다.
2016년 반페미니즘 단체 ‘남성 국가’를 창설했으나 이후 러시아 내에서 활동을 금지당한 러시아 블로거인 블라디슬라프 포즈드냐코프는 해당 단체가 이미 해산됐고,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현재 이 ‘브랜드’의 이름을 내걸고 유럽연합 내에서 도발을 획책하는 자들은 사리사욕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며, 본질적으로 남의 이름을 도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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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개인적인 원한을 품은 자들이나 모방 범죄자의 소행일 수 있지만, 정규 군사력과 사이버 공격·정보전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의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항공보안 기업 다이아미의 에릭 슈하우텐 대표는 “이러한 사태나 사보타주(파괴 공작) 공격의 경우 특정 국가가 배후에 있음을 직접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그러나 공격의 수법 자체는 하이브리드 공격의 형태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유럽 각국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각종 사보타주와 하이브리드 공격의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입증된 것은 없다. 덴마크, 폴란드, 루마니아는 러시아를 하이브리드 공격의 배후로 직접 지목한 바 있고, 독일은 지난 8월 라이프치히 공항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이번 사태와 최근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냉장고 해킹 사건의 관련성도 주목된다. 앞서 정체불명의 해커들이 지난달 중순 프랑스에서 대형 슈퍼마켓 냉장시설의 전원을 끈 데 이어, 지난 1∼2일 서유럽 9~11개국의 슈퍼마켓과 유통매장의 냉장시설을 마비시켰다. 프랑스의 국립 혈액원 냉장 보관 시설까지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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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사이버 보안 기업 사이비에이션의 엘리란 알모그 대표는 이번 가짜 폭탄 테러 위협이 항공사, 공항, 국가 당국의 비상 대응 태세를 탐색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알모그 대표는 “이번 항공 위협은 유럽 전역의 슈퍼마켓 냉장 설비망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과 같은 시기에 발생하고 있다”며 “주요 필수 기반 시설 전반에 걸친 혼란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사회적 공공 신뢰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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