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채운 오월어머니들의 ‘못다 이룬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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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지난 13일 오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관람객 발길이 오래 머문 곳들 중 하나는 2전시실의 ‘오월어머니집’ 작품이었다. 전시장 중간에 자리 잡은 이 작품은 5·18 민주화운동 때 가족을 잃은 오월어머니집 회원 21명이 그린 그림들이다. 다음달 11일까지 10명의 작품 161점, 다음달 13일부터 11월5일까지는 다른 11명의 작품을 161점씩 묶어 모두 322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600여점 중 큐레이터들이 고른 것들이다.
알록달록 벽면을 채운 그림 수백장은 저마다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색동옷을 입고 있는 자화상,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 만만세’를 외치는 모습, 나비와 새들이 노니는 모습, 정갈하게 차린 밥상 등 다양한 소재를 그렸다.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이 제대로 미술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본전시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들이 그림에 숨은 사연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작품들은 주홍 작가의 도움을 받아 2022년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모여 미술치료 차원에서 그린 것들이다. 5·18 유족으로 살아오면서 누리지 못한 평범한 삶에 대한 꿈을 담았다. 남편이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윤화숙씨는 손자들이 새로운 세상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별을 들고 있는 자화상을 그렸다. 아들을 잃은 임근단씨의 ‘생각만 해도 좋은 사람’은 고통스러운 삶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준 손녀의 모습을 담았다. 남편을 먼저 보낸 장명희씨는 단풍나무 아래 두손을 맞잡은 남녀 그림을 통해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곳곳에 보이는 음식 그림은 그리운 가족에게 먹이고 싶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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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머니집을 눈여겨본 싱가포르 출신의 호추니엔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지난 3월 이런 작품에 담긴 치유와 회복에 감명을 받아 본전시 출품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월어머니들은 “국민학교도 못 가봤는데 내 그림이 걸린당가?” “김치 담그듯이 걸레질하듯이 그린 그림을 비엔날레에서 알아봐준 것이 신기하네”라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고 주홍 작가는 전했다.
미술치료에 참여했던 김형미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예술을 하시는 분들은 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하는 게 큰 꿈이라고 들었는데 우리 어머니들 그림이 본전시 작품으로 선정됐다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영광”이라며 “어머니들이 전시 개막식에도 브이아이피(VIP) 초청을 받아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김 전 관장은 “하늘나라로 소풍을 가신 고 강해중, 고 김순심, 고 박순금, 고 박화순, 고 안성례, 고 장삼남 어머니들에게도 큰 선물이 됐다”며 “남은 가족들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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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작가는 “비엔날레 전시 작품은 미술치료를 받으며 처음으로 크레파스와 물감을 만져보신 어머니들이 울고 웃으면서 그린 그림들”이라며 “이번 비엔날레 주제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와 오월어머니들의 삶이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오셔서 어머니들의 꿈을 살펴보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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