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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 2026

국내 최대 낙월해상풍력단지…메가프로젝트의 ‘빛’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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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영광군 낙월면 송이도 인근 해역 낙월해상풍력단지에 지난달 30일 발전기가 세워져 있다. 손우성 기자

전남광주 영광군 낙월면 송이도 인근 해역 낙월해상풍력단지에 지난달 30일 발전기가 세워져 있다. 손우성 기자

지난달 30일 전남광주 신안군 암태면 오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북서쪽으로 한 시간 반쯤 향하자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선 64기의 해상풍력 발전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낙월해상풍력단지 현장. 공정률 97.5%로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올해 말 준공을 앞둔 낙월해상풍력단지는 연간 900GWh(기가와트시)의 전력을 뿜어내게 된다. 25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해상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삼해이앤씨의 최민석 현장소장은 “한국 재생에너지의 미래가 이곳에 있다”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의 주요 에너지원이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단가와 핵심 기술 개발 등 국내 해상풍력 산업이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해상풍력 황무지에서 일군 성과

낙월해상풍력단지는 전남광주 영광군 낙월면 송이도 인근 해역에 조성됐다. 영광군 계마항에서 20㎞ 떨어진 해상에 5.7㎿(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를 64기 설치하는 사업이다. 국내 최대인 총 364.8㎿ 규모다. 초속 3m 이상의 바람이 불면 발전기가 가동하도록 설계됐다. 총사업비는 2조3000억원이다. 육상공사는 2024년 3월, 해상공사는 2025년 4월 착공했다.

명운산업개발이 주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낙월블루하트가 시행을 맡았다. 설계·조달·시공(EPC)과 육상공사는 호반블루에너지와 호반산업이 각각 맡았고, 해상공사는 삼해이앤씨와 토성토건이 담당했다. 모노파일(GS엔텍), 트랜지션피스(삼일C&S), 해저케이블(대한전선), 강판·변전 설비(포스코·현대제철·LS일렉트릭·영인기술) 등 발전기 각 부분을 제작하고 설치하는 데 다수의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해상풍력단지 조성은 토목공사 기술의 최정점으로 불린다. 112m 길이의 구조물을 바다에 세우기 위해선 한 치의 오차가 허용되지 않는다. 날씨와 조류 영향으로 공사가 가능한 시간도 제한돼 있다. 겨울엔 한 달에 닷새 작업에 그치는 때도 있다.

전남광주 영광군 낙월면 송이도 인근 해역 낙월해상풍력단지에서 지난달 30일 ‘한산 1호’가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손우성 기자

전남광주 영광군 낙월면 송이도 인근 해역 낙월해상풍력단지에서 지난달 30일 ‘한산 1호’가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손우성 기자

국내 해상풍력 산업은 중국·유럽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최 소장은 “대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한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장에 투입할 선단을 꾸리기가 쉽지 않았다. 발전기 설치를 위해선 거센 물살에도 안정적으로 시설에 접안할 수 있는 선박이 필요하다. 동시에 크고 무거운 기재자를 실을 수 있어야 한다. 국내엔 이를 충족할 선박이 많지 않았다. 유럽과 중국에서 배를 빌리려고 해도 “제때 작업을 마치지 않으면 그냥 철수하겠다”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다.

김욱진 낙월블루하트 전무는 “결국 배가 있어야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선박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하루 최대 83척을 투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날 현장에선 설치 선박(WTIV)인 한산 1호가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 전무는 “한산 1호는 직접 구매한 선박”이라며 “저 친구가 없었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웃어 보였다.

국내 해상풍력의 역할과 한계는?

낙월해상풍력단지 조성 첫 삽을 뜬 건 2024년이다. 당시만 해도 해상풍력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았다. 국내 주요 대기업이 해상풍력 사업에 도전했다가 사업성을 문제로 철수하던 시기였다.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골자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이를 감당할 전력 수급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낙월해상풍력단지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예정인 부지와 가깝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정종영 명운산업개발 사장은 “송전 거리가 비교적 짧다는 장점이 있다”며 “분명 전력 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낙월해상풍력단지에선 45기의 발전기가 시운전되고 있다. 변전소는 송이도에 건설했고 서홍농 개폐소와 연계했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김욱진 낙월블루하트 전무가 지난달 30일 전남광주 영광군 낙월면 송이도 인근 해역 낙월해상풍력단지에서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우성 기자

김욱진 낙월블루하트 전무가 지난달 30일 전남광주 영광군 낙월면 송이도 인근 해역 낙월해상풍력단지에서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우성 기자

다만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한계도 명확하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핵심 기술 개발’ 국산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해상풍력 발전기의 심장은 터빈이다. 터빈은 독일 지멘스, 덴마크 베스타스 등 유럽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중국 골드윈드도 강자다. 이들이 터빈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일명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당 30억 수준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낙월해상풍력단지에 세운 5.7㎿ 발전기에 지멘스 터빈을 탑재하면 1기당 171억을 지급해야 하는 셈이다.

낙월해상풍력단지 발전기엔 독일 벤시스의 터빈이 들어간다. 다른 해상풍력 사업과의 차이점은 벤시스로가 국내 기업인 유니슨에 기술을 전수해 다른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장치를 뒀다는 데 있다. 정 사장은 “사업비의 30~40%가 터빈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며 “국내 업체의 터빈 기술력 향상은 앞으로 해상풍력 사업성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단가를 낮춰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현재 해상풍력 장기균등화발전단가(LCOE)는 원자력발전, 육상풍력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터빈 등 핵심 기술 국산화를 통한 제작 비용 절감도 필요하지만 재생에너지 개발을 강조하는 정부의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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