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을만나다] 김지홍 지평 대표 "AI시대 경쟁력, 정보 아닌 전문적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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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법무법인 지평 김지홍 대표변호사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12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이승연 기자 = "국제무역 질서가 재편되고 규제 방향까지 빠르게 변화하면서 과거에는 2차 함수였던 기업의 사업전략이 이제는 3차, 4차 함수가 됐습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그랜드센트럴 빌딩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만난 김지홍(54·사법연수원 27기) 공동집행대표는 우리 기업이 직면한 법률·규제 환경을 이같이 진단했다.
김 대표는 자유무역이 전제였던 국제 거래 질서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상황과 더불어 형식적 법률관계를 넘어 실질적 책임을 묻는 방향의 입법이 확산하는 흐름이 '뉴노멀'이 됐다고 짚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산업 분야에서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지점은 "하나의 의사결정에 여러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고 규제 방향도 빠르게 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AI 기본법을 마련했다"며 "다만 하위 시행령과 고시가 계속 정비되는 과정이어서 어떤 AI가 '고영향 AI(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AI)로 분류돼 별도의 안전성·신뢰성 확보 의무를 지는지 구체적 기준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관련 법제에선 법령에 규정된 사항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스스로 자신들의 AI가 고영향 AI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구체적인 용도와 이용 환경, 가능한 피해의 유형 등을 분석해 위험 관리와 감독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법제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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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법무법인 지평 김지홍 대표변호사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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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기업이 개별 규제 대응을 넘어 빠르게 바뀌는 규제와 기술·인프라 등 사업 여건을 함께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로펌의 법률자문 방식도 변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법률자문 역시 개별 규제의 해석을 넘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여러 규제와 정책·산업 환경 변화를 종합 검토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 법제도 법령에서 정한 것만 이행하면 면책이 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위험을 상시로 평가·분석하고 적절한 조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자문 역시 '사후 대응'에서 '설계 단계의 개입'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평은 이런 변화를 법률자문과 컨설팅의 결합으로 보고 '사전점검형 자문'을 확대해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변화가 빠른 분야를 중심으로 전문조직을 만들어 "단순히 기능을 병렬적으로 모으는 게 아니라, 하나의 산업과 고객의 사업 목적을 중심으로 필요한 전문성을 결합하려 했다"고 전했다.
올해 6월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인프라 분야의 통합 자문을 위해 출범한 'AI-Infra센터'가 대표적이다.
AI 데이터센터는 AI 모델 학습·배포·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 장비와 네트워크·저장장치, 전력·냉각 설비 등을 갖춘 데이터센터를 말한다.
김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되고 서비스 개통 예정일이 정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 모든 절차가 오차 없이 맞물려야 한다"며 "기획부터 건축 인허가, 금융 조달, 전력·에너지 확보, 지역 민원 대응까지 하나만 지연돼도 이후 전 과정이 밀리고, 이는 곧 막대한 비용과 법적 분쟁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응해 '전 생애주기 원스톱 자문'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AI 분야 외에도 최근에는 국내 반도체 기업을 대리한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사건에서 변리사 출신 정보기술(IT) 전문 변호사, 특허법인 지평의 변리사들뿐 아니라 노동그룹 변호사들, 헌법재판관 출신 명예대표변호사 등 여러 분야 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지평의 구호인 '리걸 앤 비욘드'(Legal & Beyond) 전략 역시 "법률 전문성을 넘어 산업과 기술, 정책까지 함께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겠다는 의미"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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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법무법인 지평 김지홍 대표변호사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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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시장에 AI가 성큼 들어온 시대에 로펌의 경쟁력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AI가 활용되는 영역 중에서도 서면작성을 비롯한 법률서비스는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AI가 법률시장에 미치는 변화의 커브가 훨씬 더 가파르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로펌 변호사가 AI로펌을 만든 사례를 언급하며 "로펌들이 합병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이런 시대에 '규모가 로펌을 좌우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AI에 대한 투자를 넘어 "우리 변호사들이 AI를 이해하고 AI에 기반해서 움직일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며 "그렇다면 'AI가 못 하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하는 부분도 쟁점"이라고 짚었다.
AI 이용과 맞물려 로펌이 저연차 변호사 채용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선 "저연차 변호사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은 달라지겠지만, 젊은 변호사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중요한 과제는 'AI 시대에 젊은 변호사를 어떻게 성장시킬지'의 문제이고, 로펌도 새로운 교육방식을 마련해야 한다"며 "좋은 변호사의 기준도 많은 정보를 아는 사람보다는 AI를 활용하되 그 결과를 검증하고, 자신만의 전문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김 대표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개정 형사소송법을 두고는 "경찰의 역할 확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등장, 특별사법경찰 기관의 독립적 수사 등, 수사기관이 다변화하면서 경찰·중수청·특사경 간 수사 권한 및 관할 문제, 수사기관 이관 문제, 공소청의 역할 및 보완수사 요구 범위 등을 두고 여러 쟁점이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제도의 한 축인 변호사가 이러한 변화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평은 '중수청·공소청 대응준비 TF'를 구성하고 사건 초기 대응부터 수사·송치·보완수사·기소·재판 단계까지 이어지는 통합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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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법무법인 지평 김지홍 대표변호사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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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지평은 2000년 설립 이후 26년간 꾸준히 성장해 온 종합로펌으로, 현재 400여명의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소송, 중재, 기업자문, 인수·합병(M&A), 국제거래, 자본시장, 공정거래 등 전통적인 법률서비스 분야뿐 아니라 AI바이오헬스케어센터, 기후에너지센터, AI-인프라센터 등 신성장 분야의 전문조직을 잇달아 출범시키며 법률자문에 컨설팅과 기술 역량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형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로펌 중 가장 많은 8개국 9개 해외사무소를 기반으로 해외업무 분야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alread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9월12일 09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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