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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27, 2026

“새하얗게 불태웠어” 명언 남긴 일본 만화 ‘내일의 죠’ 작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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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의 거장 지바 데쓰야가 그린 ‘내일의 죠’ 만화 표지. 고단샤 누리집
일본 만화의 거장 지바 데쓰야가 그린 ‘내일의 죠’ 만화 표지. 고단샤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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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한국에서도 방영됐던 복싱 만화영화 ‘내일의 죠’(한국 제목 ‘도전자 허리케인’)를 그린 일본 만화의 거장 지바 데쓰야가 골수이형성증후군으로 도쿄 한 병원에서 지난 22일 별세했다. 향년 87.

도쿄에서 태어나 17살 때 작가로 데뷔한 지바는 1968년부터 5년간 ‘주간 소년 매거진'에 연재한 ‘내일의 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60년대 도쿄의 빈민가를 떠돌던 불량아 야부키 죠가 권투를 배우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전직 복서 단페이는 자신의 삶을 걸고 조를 성장시킨다. 단페이가 소년원에 수감된 죠에게 편지로 복싱 기술을 가르치면서 정한 지침 ‘내일을 위하여’, ‘새하얗게 불태웠어’ 같은 말이 일본에서 지금도 유명한 문구로 쓰이기도 했다.

거리의 부랑아 죠를 사랑하는 재벌가 손녀 시라키 요코, 세계 챔피언 호세 멘도사와의 마지막 승부 등이 거친 화풍과 어우러져 당시 대학생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1960년대 일본 고도 경제성장기와 함께 빈부격차 등 사회적 부조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기존 사회질서에 맨몸으로 저항하는 죠의 캐릭터가 큰 사랑을 받았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컸던 당시 진보적 청년충에서 시사잡지와 ‘내일의 죠'를 같이 본다는 뜻으로 ‘오른손에는 아사히저널, 왼손에는 소년 매거진’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1970년 일본항공 여객기를 납치해 북한으로 향한 ‘요도호 사건’의 일본 극좌행동주의 조직 적군파의 조직원들이 “우리는 내일의 죠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만화책 누적 발행 부수가 2500만부로 알려졌다. 1970년 방영된 ‘내일의 죠’와 10년 뒤 재방송에서 최고 시청률이 30% 안팎에 이르렀다. 한국에서도 만화책이 정식 번역 출간됐고, 1990년대 중반 문화방송(MBC)이 ‘도전자 허리케인’이라는 제목으로 애니메이션판을 방영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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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는 데뷔 뒤 70여년간 작가 생활을 통해 ‘내일의 죠’ 외에도 수십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가로 자리매김해왔다. 2012년부터는 일본만화가협회 이사장을 거쳐 2018년 회장을 지냈다. 2019년에는 만화 전공 과정이 있는 분세이예술대학 총장을 맡았다.

그의 어린 시절 특별한 이력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일본의 침략 전쟁이 한창이던 1939년 도쿄에서 태어난 지바는 어린 시절 대부분을 만주에서 보냈다. 일본이 괴뢰국으로 세운 만주국에 일본인 이주 정책을 펼쳤고, 어린 지바도 아버지를 따라 만주국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1945년 일본이 제2차 대전에서 패한 뒤, 만주에서 일본으로 돌아오는 과정에 참혹한 굶주림과 질병 등을 경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살 때 만화가로 데뷔한 그는 만주에서 겪은 전쟁의 참상과 중국인 지인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던 일화 등을 자전적 만화 ‘히네모스 노타리 일기’에 담기도 했다. 2024년 일본 정부가 문화·예술·학술 분야에 주는 최고 훈장인 문화훈장을 만화가로는 최초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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