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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8, 2026

냉장고·항공·혈액은행·방송사까지 위협…유럽 일상에 번지는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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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공영방송 RTE 건물. 이 방송사는 전날 폭탄 테러 위협으로 생방송을 중단하고 직원들이 대피해야 했다. AF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공영방송 RTE 건물. 이 방송사는 전날 폭탄 테러 위협으로 생방송을 중단하고 직원들이 대피해야 했다. AFP연합뉴스

유럽의 일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유럽 곳곳에서 슈퍼마켓 냉장고와 여객기, 혈액은행과 방송사가 차례로 위협 당했다. 배후와 의도는 안갯속이지만 모두가 연결된 시대에 개인의 일상이 얼마나 취약해질 수 있는지 드러나며 불안이 확산 중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의 더블린 본사가 폭탄 위협을 받아 생방송을 멈추고 직원들이 모두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AP·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 방송과 불가리아 노바 TV도 같은날 폭탄 위협을 받았다.

아일랜드 방송사에 대한 폭탄 위협은 오는 12일부터 더블린에서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등 유럽 정치 지도자들의 만남이 예정된 가운데 벌어졌다.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이런 활동은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도록 의도된 것으로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고 정상적인 운영을 훼손하는 일이 얼마나 쉬운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유럽 9개국의 슈퍼마켓 냉장시설 온도가 사이버 공격으로 최고 50도까지 치솟았고, 같은 날 프랑스 혈액은행 냉장시설도 공격받았다. 하루 뒤 유럽 곳곳으로 향하던 항공기 7대가 허위 폭탄 위협을 받아 회항과 전투기 출격이 잇따랐다. 이는 지난 5일에도 반복돼 한 주간 총 30여대 여객기가 폭탄 위협 대상이 됐다.

당연하던 일상의 범위는 점점 위축되고 있다. 지난 5일 결혼 20주년 여행으로 더블린에서 로마로 향하던 부부의 여행은 여객기가 프랑스 에브뢰 공군기지로 회항하게 되면서 어그러졌고, 벨기에 정육업체 드 라에트 앤드 반 하버는 지난 2일 냉장 설비 공격으로 약 1만5000유로(한화 2300만원 상당)의 육류를 폐기해야 했다. 폭탄 위협을 받은 항공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키기 위해 이탈리아와 프랑스 공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야 했다.

영국 라이언에어 항공기가 지난 3일(현지시간) 폭탄 위협을 받은 후 스페인 무르시아 공항에 비상착륙해 기체 수색을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라이언에어 항공기가 지난 3일(현지시간) 폭탄 위협을 받은 후 스페인 무르시아 공항에 비상착륙해 기체 수색을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련의 사태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시대에 개인의 일상이 얼마나 취약해질 수 있는지를 드러냈다. 영국 정부의 전직 고위 사이버 보안 당국자 시아란 마틴은 “(공격자들은) 심리적 불안정화라는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면서 “서유럽 사람들은 이제는 바쁜 날 간편한 식사를 사러 슈퍼마켓에 갔다가 냉장 식품이 녹아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소식까지 접하고 있다. 사람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우는 일”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누가 이런 공격과 위협을 저질렀는지, 위협 사이 연관성이 있는지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럽 각국은 단일 행위자에 의한 것이 아니어도 적어도 ‘공포 조성’이라는 목표를 갖고 서로 일정 정도 연관된 사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앞서 기자들에게 최근 몇 달 유럽의 군사시설과 공항 상공에서 잇따라 목격된 드론 사건을 함께 언급하면서 “냉장고, 혈액은행, 드론, 항공기 위협까지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유럽 각국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와중에 나오면서 러시아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유럽 슈퍼마켓 집단 해킹과 러시아와의 연관성 등에 대해 지난 5일 “터무니 없는 비난”이라며 “러시아가 모든 일에 연루됐다는 근거 없는 비난이 유럽에서 지속적인 경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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