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총리도, 청년들도 떠난다…뉴질랜드 ‘엑소더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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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 출신인 니콜 발렌타인(27)은 10년 전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로 이주했다. 고교 졸업 후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이웃나라로 이주한 것이다. 이후 그의 남동생도 시드니로 이주했고, 그의 고교 친구 중 뉴질랜드에 남은 사람은 한명도 없다. 그는 자신이 뉴질랜드 출신인 게 자랑스럽지만, 고향으로 돌아가는 삶을 상상하긴 어렵다고 했다. 니콜은 지난 3월 영국 비비시(BBC)에 “이곳은 직업 기회도 좋고 훨씬 더 많은 일이 벌어지며 세계와 좀 더 연결돼 있다”며 “오클랜드가 조건이 좋았다면 계속 그곳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잘 알려진 뉴질랜드가 최근 지속적 인구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37살에 총리가 돼 6년 동안 재임했던 저신다 아던 전 뉴질랜드 총리도 2023년 1월 정계를 떠난 뒤 미국 등에 머물다 올해 초 시드니에 정착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시드니대 석좌교수로 학술과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아던 전 총리는 지난 5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시드니가 아름다운 도시이고 뉴질랜드와 가까워, 뉴질랜드에서 누렸던 것과 비슷한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아던 전 총리의 이주로 뉴질랜드의 인구 유출 문제는 다시 국제적 주목을 받게 됐다. 앨랜 갬렌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 이민센터소장은 비비시에 “아던 전 총리의 이주는 뉴질랜드 사람들이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하는 광범위한 추세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3월까지 1만2471명의 뉴질랜드인이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했다. 분기별 통계로는 2013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청년층 이주가 두드러진다. 해외로 이주하는 시민의 절반 이상이 20~39살이라고 통계청은 추산했다. 청년 인구 유출과 맞물려 뉴질랜드는 내수 저하 등 경제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실업률은 올해 2분기 기준 5.6%를 기록해 11년만에 최고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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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청년들이 경제 규모가 더 큰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두 나라 사이엔 비자가 필요 없고 비행기로 3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주당 평균 임금도 2084오스트레일리아 달러(195만원)와 1701뉴질랜드 달러(128만원)로 차이가 크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의료, 교육, 경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임금과 이주를 지원하며 뉴질랜드 노동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기술자, 간호사, 경찰관, 금융인 등 필수 노동 인력들이 빠져나가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뉴질랜드 엑소더스’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뉴질랜드 정치인들은 ‘탈뉴질랜드’ 현상의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 대표 크리스 힙킨스는 올해 2월 국정 연설에서 “매주 약 2천명의 뉴질랜드인들이 국내에서 미래를 찾을 수 없어 나라를 떠나고 있다”며 “간호사, 교사, 기술자들이 떠나고 있으며 지난 2년 동안 24만명이 이 나라를 떠났다”고 말했다. 지니 앤더슨 노동당 의원은 지난 3월 비비시 인터뷰에서 “제 큰 아들은 뉴질랜드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으로 이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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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인구 유출은 오는 7일 치러지는 총선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중도 우파 성향의 국민당 소속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는 인플레이션 감소와 정부 부채 감축을 공약으로 내세워 2023년 당선됐지만, 4년이 지난 현재 뉴질랜드는 일자리 감소와 생활비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국민들이 팍팍한 민생 경제에 대해 심판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로이터 통신은 “경기 침체가 아니면 집권당인 국민당이 정권을 이어가겠지만 현재 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야당인 노동당에 정권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 진행된 공영방송 라디오 뉴질랜드와 리드 리서치의 공동 여론조사는 여당인 국민당 주도 연합이 120석 중 56석, 노동당 주도 야당 연합이 57석을 확보하고, 기회당이 7석 안팎을 확보하며 캐스팅 보트를 쥘 것으로 예측했다. 기회당은 실용주의적 중도성향 정당으로 좌우 대립에 실망한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고, 노동당과 국민당 어느 쪽과도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치 경력이 없는 38살 기업인 출신으로 지난해 기회당 대표가 된 큐레이 웡은 로이터에 “사람들은 정말로 뭔가 다른 것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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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부터 1일까지 실시된 사전투표는 등록 유권자수 24% 규모인 91만명이 참여해 4년 전 총선 때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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