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분쟁지역 취재허가’ 결정 여권정책협의회, 민간 전문가 참여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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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금지국가에 대한 출입 허가 여부를 심의하는 외교부 산하 여권정책협의회가 민간 전문가 참여 없이 정부의 안보·치안 담당자들만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이 확인됐다. 이 심의 제도는 그간 국제 분쟁·재해 피해 지역에 관한 언론의 취재 활동을 국가의 사전 통제 안에 두는 ‘위헌적 검열’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16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외교부로부터 받은 답변서를 보면 여권정책협의회는 행정부 공무원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교부 2차관, 영사안전국장, 국제안보국장, 지역국장, 국무조정실 외교안보정책관, 법무부 출입국정책단장, 경찰청 국제치안협력국장, 국정원 테러정보통합센터장 등이다. 지난 2021년부터 5년여간의 회의 내용을 보면 14번의 회의 중 한 번을 빼고는 전부 서면 회의·심의로 진행됐다.
이 기구는 여권법상 여행금지제도(17조)에 대한 실질적인 심의·의결 권한을 갖는다. 천재지변, 전쟁, 테러 등으로 인한 국외 방문·체류 금지 지역 및 기간을 결정하고, 취재·보도, 긴급한 인도적 사유 등으로 인한 예외적 출입 허가 여부도 심의한다. 이는 2000년대 초중반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 연달아 벌어진 한국인 피랍·살해 사건 이후 도입된 법제인데, 언론 활동까지 통제 대상으로 삼으면서 정부의 ‘취재 허가제’라는 비판을 불렀다. 해당 여권법 조항은 지난달 독립언론인 장진영 작가가 헌법소원을 내면서 ‘표현의 자유’ 침해로 위헌 심판대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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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취재 허가에 대한 결정권을 쥔 여권정책협의회가 언론 전문가 등 민간 위원의 견제 없이 안보·치안 담당자만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드러난 셈이다. 협의회 구성 변동 추이를 보면 2023년 7월께까지는 민간위원이 참여했으나, 같은 해 12월부터 빠진 정황이 확인된다. 이는 당시 윤석열 정권에서 추진한 ‘정부위원회 정비 추진계획’에 따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공무원만으로 구성한 결과”라는 것이 외교부 설명이다. 외교부는 이어 ‘협의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전문가 자문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교부가 규제 권한을 불투명한 기준과 과도한 재량권 아래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을 불식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장진영 작가를 대리하는 김보라미 변호사는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서 ‘여행금지제도 위반은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엄중한 규제인데도 “사전 허가제의 요건과 기준이 법률이 아닌 여권정책협의회 비공개 판단에 의해 수시로 변동됐다는 점에서 헌법상 명확성원칙(37조2항)과 포괄위임금지원칙(75조)에 위반한다”라고 주장했다. 형벌의 기준은 법령을 통해 예측 가능하게 공표되어야 하는데, 현행 제도는 외교부 내부 기구의 자의적 심의에 의존하고 있어 위헌적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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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른 대표적인 문제가 외교부가 요구하는 ‘재직증명서’를 제출할 수 없어 애초 취재 신청이 불가능한 프리랜서, 독립 언론인의 경우다. 앞서 외교부는 이러한 비판점을 전한 지난달 15일 한겨레 보도에 대해 ‘독립언론인도 인터넷신문 사업자를 등록하면 신청할 수 있다’는 취지의 보도설명자료를 낸 바 있다. 실제 사례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청하자 외교부는 ‘인터넷신문 사업자 등록 여부를 따로 집계하진 않는다’면서도 ‘2021년 이후 8명의 독립 언론인이 취재를 허가받았다’라고만 답했다. 다만 장 작가 쪽은 소속 없이 활동하는 독립 언론인의 성격이 반영되지 않은 차별적 행정 기준이라는 입장이다.
우원식 의원은 한겨레에 “독립 언론인의 취재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협의회 구성에 다양한 민간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심사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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