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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24, 2026

막히는 김에 맛이나 볼까···장거리 귀성길 입맛 사로잡는 ‘휴게소 숨은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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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는 전국의 맛을 ‘고속으로’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2026년 추석 귀성길, 잠시 멈춰 지역의 맛을 만날 수 있는 휴게소들을 골라봤다.

휴게소는 전국의 맛을 ‘고속으로’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2026년 추석 귀성길, 잠시 멈춰 지역의 맛을 만날 수 있는 휴게소들을 골라봤다.

명절 귀성길은 늘 비슷한 풍경으로 시작한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고 한참을 달리다 휴게소 표지판이 보이면 잠시 핸들을 꺾는다. 화장실에 들르고 커피 한 잔을 사고 허기를 달랠 음식을 찾는다. 하지만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면 휴게소는 전국의 맛을 ‘고속으로’ 만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2026년 추석 귀성길, 잠시 멈춰 지역의 맛을 만날 수 있는 휴게소들을 골라봤다.

금강휴게소는 그 풍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서 눈여겨볼 음식은 도리뱅뱅 정식이다. @ilovekiwi07 제공

금강휴게소는 그 풍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서 눈여겨볼 음식은 도리뱅뱅 정식이다. @ilovekiwi07 제공

서울에서 부산 방향으로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죽암휴게소(①)를 만난다. 이곳에서는 보은 대추 왕갈비탕을 만날 수 있다. 큼지막한 갈비가 담긴 익숙한 갈비탕에 보은의 대추가 들어가는데, 특유의 은은한 단맛이 국물에 더해진다. 지역의 특산물을 별도의 음식으로 내놓는 대신 익숙한 한 그릇에 슬쩍 들여놓은 방식이다.

조금 더 남쪽으로 달려 충북 옥천에 가까워지면 풍경의 결이 달라진다. 산과 산 사이로 물길이 나타나고, 굽이치는 금강이 차창 아래로 모습을 드러낸다. 길 위에서 강을 만나는 순간이다. 금강휴게소(②)는 그 풍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서 눈여겨볼 음식은 도리뱅뱅 정식이다. 도리뱅뱅은 피라미 같은 작은 민물고기를 팬 가장자리에 빙 둘러놓고 바삭하게 지진 뒤 매콤한 양념을 입혀 먹는 충북의 향토음식이다. 소박한 음식이지만 그 안에는 금강을 끼고 살아온 사람들의 시간이 들어 있다. 흔하고 작은 민물고기를 버리지 않고 가장 맛있는 한 접시로 만들어낸 지혜다.

칠곡휴게소(서울 방향·③)에서는 조금 의외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휴게소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 식사다. 불판 위에서 삼겹살이 지글지글 익고, 상추에 고기 한 점을 올려 쌈을 싸 먹는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잠시 들른 휴게소에서 만나는 고깃집 풍경은 낯설면서도 묘하게 정겹다.

충주는 사과 산지로 이름난 곳이다. 이곳에서는 사과를 후식으로 내놓는 대신 돼지고기를 숙성하는 데 활용한다. 돈가스 소스에도 사과의 맛을 더한다. @minimalwism 제공

충주는 사과 산지로 이름난 곳이다. 이곳에서는 사과를 후식으로 내놓는 대신 돼지고기를 숙성하는 데 활용한다. 돈가스 소스에도 사과의 맛을 더한다. @minimalwism 제공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방향을 잡으면 이번에는 과일이 돈가스 소스로 변신한다. 충주휴게소(④(에서 만나는 사과 돈가스가 그렇다. 충주는 사과 산지로 이름난 곳이다. 이곳에서는 사과를 후식으로 내놓는 대신 돼지고기를 숙성하는 데 활용한다. 돈가스 소스에도 사과의 맛을 더한다. 바삭한 튀김옷 안쪽의 고기와 새콤달콤한 사과의 조합, 익숙한 돈가스에 충주의 풍경을 한 겹 얹은 셈이다.

문경으로 넘어가면 사과 대신 오미자가 등장한다. 문경휴게소(⑤)의 오미자 등심 돈가스다. 문경 하면 문경새재를 떠올리지만, 이곳은 오미자의 고장이기도 하다. 단맛과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등 다섯 가지 맛을 낸다는 오미자의 산뜻한 맛이 돼지고기의 묵직함을 덜어준다. 지역 특산물을 그대로 맛보는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익숙한 음식 속에 지역의 맛을 숨겨놓고, 먹는 사람이 그것을 발견하게 한다.

안동휴게소 이동삼 안동간고등어정식. 안동 간고등어에는 동해안과 안동을 잇던 오래된 운송길의 이야기가 있다. 동해안에서 잡은 고등어를 내륙까지 가져오는 동안 상하지 않도록 소금에 절였고, 그렇게 운반된 생선이 안동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chae_ddo.eat 제공

안동휴게소 이동삼 안동간고등어정식. 안동 간고등어에는 동해안과 안동을 잇던 오래된 운송길의 이야기가 있다. 동해안에서 잡은 고등어를 내륙까지 가져오는 동안 상하지 않도록 소금에 절였고, 그렇게 운반된 생선이 안동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chae_ddo.eat 제공

바다가 없는 내륙 도시 안동은 왜 고등어가 유명할까. 안동휴게소(⑥)의 이동삼 안동간고등어구이정식을 앞에 두고 떠올려볼 만한 질문이다. 안동 간고등어에는 동해안과 안동을 잇던 오래된 운송길의 이야기가 있다. 동해안에서 잡은 고등어를 내륙까지 가져오는 동안 상하지 않도록 소금에 절였고, 그렇게 운반된 생선이 안동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바다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다의 생선이 지역의 맛이 된 이유다. 음식 하나에도 길이 있고, 그 길을 오가던 사람들의 생활이 있다.

익산미륵사지휴게소 마마텐동. 익산의 서동마와 낭산 고구마, 여산 양파 등 지역 농산물이 튀김이 되어 올라온다. 지역 음식이라고 해서 반드시 오래된 향토음식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im_ssu94 제공

익산미륵사지휴게소 마마텐동. 익산의 서동마와 낭산 고구마, 여산 양파 등 지역 농산물이 튀김이 되어 올라온다. 지역 음식이라고 해서 반드시 오래된 향토음식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im_ssu94 제공

전북으로 접어들면 음식의 표정도 달라진다. 익산미륵사지휴게소(⑦)에서는 마마텐동을 맛볼 수 있다. 휴게소에서 일본식 텐동을 만나는 것도 흥미롭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그 안에 담긴 재료다. 익산의 서동마와 낭산 고구마, 여산 양파 등 지역 농산물이 튀김이 되어 올라온다. 지역 음식이라고 해서 반드시 오래된 향토음식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휴게소 식탁에도 바다의 맛이 짙어진다. 순천완주고속도로 오수휴게소(⑧)는 최근 완도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등 익숙한 휴게소 음식에 전복 한 마리를 통째로 올렸다. 된장찌개에는 해물의 감칠맛이 더해지고, 라면과 순두부찌개에는 얼큰한 국물 사이로 통전복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섬진강에 닿으면 강의 풍경이 음식으로 이어진다. 섬진강휴게소(⑨)의 청매실 재첩비빔밥이 그렇다. 섬진강에서 나는 재첩에 남도의 매실을 더했다. 담백한 재첩 사이로 청매실의 산뜻한 맛이 번진다. 강을 바라보며 한 숟갈 떠먹으면 차창 밖으로 빠르게 흘려보냈던 풍경이 잠시 식탁 앞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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