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째 전국 유일 ‘의장 없는’ 대덕구의회 또 파행했다
21일 파행을 거듭하는 대덕구의회 앞에 주민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놓여져 있다. 연합뉴스
여야 간 원 구성 주도권을 둘러싸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파행을 이어가고 있는 대전 대덕구의회가 또다시 의장을 선출하지 못했다. 의회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각종 민생 현안에 이어 소속 직원들의 급여 지급까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대덕구의회는 21일 제295회 임시회를 열고 전반기 의장단 선출을 위한 표결에 나섰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구의장 후보로 단독 등록한 서미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투표에서는 찬성 4표, 무효 4표가 나왔다. 재적 의원 8명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각각 4명씩으로 구성된 가운데 또다시 여야가 팽팽하게 맞선 것이다.
대덕구의회는 지난 7월부터 본회의를 통해 여러 차례 의장 선출을 시도했지만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국 227개 기초의회 가운데 현재까지 의장조차 선출하지 못한 곳은 대덕구의회가 유일하다.
서 의원은 이날 의장 선출이 무산된 직후 입장문을 내고 향후 의장 선거에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의원은 “의회 정상화의 실마리를 만들고 대화와 타협의 길을 열기 위해 앞으로 실시되는 의장 선거에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며 “장기간 이어진 원 구성 파행을 끝내고 대덕구의회를 하루빨리 일하는 의회로 되돌리기 위한 결단”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도 기존 후보를 고집하기보다 의장을 맡지 않았던 새로운 후보를 내세워 의회 정상화에 응답해야 한다”며 “여야 모든 의원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후보를 등록하고 본회의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 대덕구 목상동 대덕국민체육센터 입구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종섭 기자
의회 정상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구의원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대덕구의회 앞 복도에는 의회를 규탄하고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는 근조 화환이 잇따라 들어섰다.
김찬술 대덕구청장도 의회 파행에 따른 행정 차질과 주민 피해를 우려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구청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석 달간 의장 한 명을 선출하지 못한다면 구민보다 자리가 먼저인 것인지, 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구민의 기다림을 외면한다면 구민에 대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의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각종 안건에 대한 심의·의결이 이뤄지지 못해 지역 민생 사업과 현안에도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의회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소속 직원들의 급여 지급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급기야 직원 급여 지급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공무원들이 은행 창구를 다니며 대출을 알아보는 실정인데 이것이 정상인가”라며 “월급으로 살아가는 가족이 있는 직원들이 왜 의회 파행의 피해를 감당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구의원들은 선거 때마다 구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약속하며 표를 달라고 한다”며 “원 구성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덕구의회는 스스로 의회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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