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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22, 2026

“딸기를 뉴질랜드 키위처럼 수출하려면”...50년 전문가 제안 책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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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K-Food, 식탁의 품격’(책연刊)
농식품 유통·수출 50년 경력 전문가
남상원 한국농식품미래연구원장 지음
“신선 농산물, 품질은 세계적이지만
...R&D·물류·마케팅은 아직 걸음마”
“국가단위 산업시스템 구축해야 성공”

사진설명

“신선 농산물 수출이 과연 대한민국 농업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통찰력 있는 답변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 발간됐다. 농수산식품 유통과 수출 현장에서 50년을 보낸 남상원 한국농식품미래연구원장의 ‘K-Food, 식탁의 품격(책연刊)’이다.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주요 수출 품목은 라면과 스낵김, 과자, 소스류, 김치 등 가공식품이다. 딸기와 포도, 배 같은 신선과일이 10대 수출품목에 들어가긴 했지만 금액은 미미하다. 이 책은 딸기·파프리카·토마토·포도·배·사과·단감·복숭아·감귤·버섯 등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신선농산물의 세계 시장 경쟁력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저자가 분석한 결과는 어땠을까. 다소 의외다. 한국 농산물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딸기와 포도, 배, 복숭아, 버섯은 좋은 품질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출단가를 기록하고 있고, 파프리카는 주요 수출국 가운데 가장 높은 단가를 형성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한 가치경쟁력지수(VCI) 분석에서도 10개 품목 가운데 7개가 세계 최상위권에 올랐다.

그러나 저자는 그 한계를 강하게 지적했다. 남 원장은 “한국 농업은 ‘비싸게 팔 수 있는 농산물’을 만드는 데는 분명 성공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가격을 받는 것과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높은 수출단가는 품질 경쟁력의 결과이긴 하지만 높은 생산비와 제한된 수출 물량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저자는 앞으로 한국 농업이 풀어야 할 숙제를 수출에 맞춰 제시했다. 네덜란드는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국가 대표 수출산업으로 키웠고, 뉴질랜드는 제스프리(Zespri)를 중심으로 키위를 세계적인 브랜드 산업으로 만들었다. 이탈리아 역시 사과를 세계 시장의 대표 상품으로 성장시켰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생산에 강점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품종과 연구개발, 생산, 저장과 물류, 수출조직, 해외 마케팅이 하나의 산업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는 게 차별점이다.

남상원 한국농식품미래연구원장

남상원 한국농식품미래연구원장

이에 비해 한국은 여전히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내수 중심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가격이 오르면 수출 물량은 내수로 이동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다시 해외시장으로 향한다. 좋은 농산물이 먼저 국내시장에 공급되고 남는 물량이 수출되는 구조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결국 수출은 계약과 공급망 중심의 산업이라기보다 내수 가격의 영향을 받는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저자는 이에 대해 “수출은 잉여 농산물의 처분이 아니라 세계 시장과의 약속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가 제시한 해법은 ‘K-아그리 시스템’이다. 핵심은 생산 확대가 아니라 품종과 연구개발(R&D), 생산과 저장, 물류와 유통, 데이터, 수출조직과 해외 마케팅을 하나의 가치사슬(Value Chain)로 연결하는 국가 단위 산업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의 농업 시장은 생산량 경쟁이 아니라 산업 시스템 간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농업은 지난 30년 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만들었고, 이제는 그 성공한 품목을 국가 대표 산업으로 키워낼 차례라는 주장이다.

남 원장은 “매일경제가 2010년 ‘아그리젠토 코리아-첨단농업 부국의 길’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농업의 미래산업화 잠재력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면, 이 책에서는 ‘그러면 한국은 언제 신선농산물 1억 달러 스타 품목을 만들어 낼 것인가’를 묻고 있는 것”이라며 “그 답은 품질이 아니라 산업 시스템의 완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진입은 품질이 결정하지만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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