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흘러도 확실히 밝혀진 게 없어”…다시 이태원 모인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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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레이하네 사다트아타시의 아버지가 읊는 이슬람 경전 꾸란 한 구절이 이태원역 1번 출구 옆 ‘10.29 기억과 안전의 길’(기억과 안전의 길)에 울려 퍼졌다. 4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흐릿한 진실, 옅어지지 않는 슬픔 속에 가족과 시민들은 안전한 사회를 향한 ‘올바른 길’을 아직 찾아 헤매고 있다고 전했다.
참사 4주기를 닷새 앞둔 24일, 국내외 유가족과 시민들은 참사 현장인 기억과 안전의 길에 모여 희생자를 추모하고 헌화했다. 권아무개(33)씨와 이아무개(31)씨 부부는 희생자를 기리며 세운 빌보드 위에 ‘잊으라는 폭력에는 기억하는 저항으로’라고 적은 쪽지를 붙였다. 권씨는 “우리는 참사 1시간 전까지 옆 골목에 있어 목숨을 구했다. 그날 지키지 못한 모든 별들을 추모하고 싶다”며 “가장 좁은 곳에서 가장 넓은 참사가 벌어졌다”고 안타까워 했다. 3m 정도 폭의 골목(기억과 안전의 길)에 세계 각국의 유족들도 모여 울고 서로를 끌어안았다. 참사 4주기를 앞두고 정부 초청을 받은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35명도 방한해 참사 4주기 행사를 함께한다. 외국인 유가족들은 희생자 영정을 끌어앉은 채 벽에 기대어 울고, 휴대전화에 희생자 모습을 띄우고 고개 숙여 흐느꼈다. 이란 테헤란에서 온 외국인 희생자 알리레자 올리아이(사망 당시 36)의 남동생은 “참사 당시 CCTV를 보고 싶고, 사태의 원인이 뭔지 알고 싶다”며 “4년은 충분히 긴 시간인데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게 없어 이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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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진실을 알고 싶다는 간절함은 국내 희생자 가족도 매한가지였다. 참사 희생자 유연주씨의 언니 유정(29)씨는 “시간이 흘렀지만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유가족 입장에서는 특조위에서도 가시적으로 느껴질 만한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10.29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지만, 조직 내부 혼란 속에 1년 이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유족의 참여 또한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유씨는 “참사 관련 기록물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고 이태원참사진상규명법에 명시돼있는데 (정보 접근이 어려워) 아쉽다”며 “진상규명 과정에 피해자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똑같은 잘못을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추모를 마친 가족과 시민들은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저녁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시민추모대회의 구호는 ‘별들의 빛으로, 진실을 향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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