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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25, 2026

미국, 브라질 대선 개입 파문…보우소나루 일가 복귀 위해 관세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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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의 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이 쿠데타 혐의로 투옥 중인 그의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의 유세장에서 지지자들이 쿠데타 혐의로 투옥 중인 그의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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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쿠데타를 기도하다가 수감 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일가를 권좌에 복귀시키기 위한 공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 국무부는 대통령 당선에 가까이 다가간 아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의 출마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24일(현지시각) 미국 전·현직 관리 10명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국무부 관료 두 명을 내세워 보우소나루 일가의 권좌 복귀 공작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정무직인 대런 비티 국무부 서반구 담당 선임고문과 올해 북미 담당 부차관보로 승진한 리카르도 피타는 대브라질 외교에서 폭넓은 재량권을 행사하면서 공작을 진두 지휘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두 당국자는 브라질 주재 미국 외교관들에게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브라질의 지도자로 복귀시키는 것이 미국의 공식 정책이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022년 대선 불복 쿠데타 기도 혐의로 징역 27년형을 선고받자, 이들은 아들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비티와 피타는 대사관 직원들에게 플라비우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는 다른 보수 진영 대선 주자들과는 접촉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당국자는 지난해부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룰라 대통령에 타격을 입히고, 보우소나루 일가를 띄우기 위해 브라질에 징벌적 제재 조처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이런 조처에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주도하던 알렉산드라 지 모라에스 대법관에 직접 제재를 가하고, 브라질 갱단을 테러 단체로 지정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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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쪽의 권좌 복귀 공작을 주도한 대런 비티(왼쪽) 미국 국무부 서반구 담당 선임고문과 리카르도 피타 북미 담당 부차관보. 미국 국무부 누리집 갈무리
자이르 보우소나루 쪽의 권좌 복귀 공작을 주도한 대런 비티(왼쪽) 미국 국무부 서반구 담당 선임고문과 리카르도 피타 북미 담당 부차관보. 미국 국무부 누리집 갈무리

보우소나루 쪽은 2025년 초부터 자신들의 쿠데타 혐의 수사를 이끌던 모라에스 대법관에게 제재를 가해 줄 것을 미국 정부에 강력히 로비했다. 보우소나루 쪽은 미국이 지난 2012년 러시아 인권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의 옥중 사망을 계기로 러시아를 제재하려고 제정한 ‘글로벌 마그니츠키 인권 문책법’을 모라에스 대법관에게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비티는 트럼프 1기에서 백악관 연설문 작성 비서관으로 일하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참석한 행사에 연사로 나선 사실이 드러나 2018년 해고된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 2기 정부에 복귀해 진영이 이른바 ‘표현의 자유 외교’를 설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정책은 미국 시민과 기업, 국외 우파 동맹들의 발언을 검열한다고 판단되는 국가들을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보수 성향의 베네수엘라계 미국인인 피타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측근으로, 룰라를 중남미 내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인물로 보는 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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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차남인 에두아르두가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를 찾아 비티를 면담했다. 이후 비티는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직접 연락해 모라에스 대법관에 대한 마그니츠키 제재를 요청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역시 반대하지 않았다.

결국 미국은 2025년 7월 모라에스 대법관이 반정부 게시물을 검열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이유를 들어 마그니츠키 법에 따른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은 보우소나루에 대한 ‘탄압’을 이유로 브라질 연방대법관 8명의 비자를 취소하고 브라질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일련의 추가 조처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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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일가는 또 브라질의 양대 범죄 조직인 ‘제1수도사령부’(PCC)와 ‘코만두 베르멜류’(CV)를 미국 정부가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도록 압박했다. 이런 테러 단체 지정이 룰라에게 범죄 억제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부를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5월 피타는 재판을 기다리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브라질리아 자택을 방문한 미국 대표단에 합류했다. 당시 국무부 최고 제재 책임자였던 데이비드 갬블도 동행했다. 워싱턴으로 돌아온 피타는 멕시코 카르텔에 적용한 테러 조직 지정을 브라질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제재 담당자들에게 지시했다.

1년 뒤인 지난 5월, 대선 주자로 나선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워싱턴에서 비티와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이들 단체를 “국외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시급성”을 논의했다. 국무부는 회동 바로 다음 날 해당 갱단들에 대한 테러 단체 지정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공작은 상당 부분 역효과를 낳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대법원을 겨냥한 압박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막지 못했고, 고율 관세 조처는 오히려 룰라 정부에 대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브라질 억만장자 바티스타 형제가 소유한 세계 최대 육가공업체 등을 비롯해 양국 무역에 의존하는 미국과 브라질 대기업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고, 결국 미국 정부는 관세 수위를 완화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은 모라에스 대법관을 마그니츠키법 제재 명단에서 제외했다.

국제문제 컨설팅 업체인 레인의 중남미 분석가 마리오 브라가는 트럼프가 브라질 선거 개입으로 비쳐 룰라의 인기를 올려주는 역효과를 막기 위해 공식적인 후보 지지를 유보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달 초 치러진 1차 대선 투표에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가 룰라를 근소하게 앞서자, 트럼프는 이를 큰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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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티와 피타의 공작을 증언한 오르나 블룸 전 국무부 브라질·남미남단 담당 국장은 “다른 민주주의 국가를 압박하기 위해 미국의 외교 정책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외교와 내정 간섭의 경계를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블룸은 지난해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반대해 퇴직했다.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비티와 피타가 관련된 구체적인 조처나 지침에 대해서는 직접 답변하지 않은 채, “마약 밀매업자에 맞서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이 취한 모든 조처는 미국 국민의 권리와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브라질 국민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지도자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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