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90% 반대했는데 또 투표?”···또다시 시작된 ‘충남대·공주대 통합’ 학내 갈등
충남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SNS에 게시된 전 학생대표자 결의문. 대학 통합신청서 제출 찬반투표 부결 결과 수용과 재투표 반대 입장이 담겼다. 충남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SNS 갈무리
충남대와 국립공주대의 통합신청서 제출안이 구성원 투표에서 부결된 이후 충남대 내부에서 재추진을 둘러싼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총동창회와 일부 교수들이 통합 논의 재개와 재투표를 요구하는 반면 대학평의원회와 교수회, 학생대표자들은 기존 투표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23일 양 대학 등에 따르면 지난달 8~10일 진행된 통합신청서 제출 찬반투표에서 공주대는 교수·직원·학생 등 세 직군 모두 찬성이 과반을 넘었다. 반면 충남대는 직군별 반영 비율을 적용한 결과 찬성 46.58%, 반대 53.42%로 제출안이 부결됐다. 충남대 학부생의 반대율은 90.71%에 달했다. 이에 따라 양 대학이 추진하던 통합신청서 제출 절차는 중단됐다.
이후 충남대 총동창회가 통합 재추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기온 총동창회장과 단과대학·학과 동문회장들은 지난 14일 김정겸 총장에게 건의서를 전달하고 교육·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통합 논의 재개와 학내 소통 확대를 요청했다.
지난 19일에는 ‘충남대의 미래를 걱정하는 교수들 모임’이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수 237명이 서명한 재투표 건의서를 총장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대학 경쟁력 강화와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공주대와의 통합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대와 국립공주대의 통합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지난달 7일 충남대 교내에 걸려 있다. 강정의 기자
반대 측은 투표로 확인된 구성원의 의사를 먼저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충남대 대학평의원회는 같은 날 회의에서 의장 권한으로 긴급 상정된 ‘통합 재투표 불가’ 안건을 의결했다. 재적 의원 22명 중 15명이 참석했으며 찬성 12명·반대 2명·기권 1명으로 원안이 통과됐다. 대학평의원회는 교원·직원·조교·학생 대표 등으로 구성돼 대학 발전계획과 학칙 제·개정 등 학교 운영의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다.
교수회도 지난 20일 입장문을 통해 기존 투표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평의원회 의장을 겸하는 정세은 교수회장은 통합 논의를 중단하고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의 틀 안에서 공주대와 새로운 협력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학생 대표와 공무원 노조 등도 통합 재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학생들은 재투표 추진 가능성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충남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SNS에 게시된 ‘충남대 전 학생대표자 결의문’에서 학생대표자들은 “학생 90% 반대, 재투표가 민주주의인가”라며 부결 결과 수용과 재투표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학생대표자들은 지난 투표에 학부생 약 80%가 참여했고 참여자 중 90% 이상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학부생 투표 반영 비율이 15%에 불과한 상황에서도 높은 참여율과 압도적인 반대로 의사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투표 반영 비율과 졸업장 캠퍼스명 기재 문제 등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았다며 현 통합 추진에 반대한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대학본부가 기존 결과를 뒤집기 위해 재투표를 추진한다면 구성원의 의사를 부정하고 대학 행정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했다.
또 대학본부가 투표에 앞서 재투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생들의 뜻을 무시한 채 재투표를 실시할 경우 학생사회가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학생대표자들은 “충남대의 미래는 대학본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학본부는 더 이상 학생들의 의사를 외면하지 말고 결과에 승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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