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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30, 2026

[단독]반년 새 국내서 1조원어치 팔린 마운자로···일본 절반도 안 되는 물량에 돈은 더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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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종로5가에 있는 한 병원에 마운자로와 위고비 처방 가격 안내표가 붙어있다. 백민정 기자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에 있는 한 병원에 마운자로와 위고비 처방 가격 안내표가 붙어있다. 백민정 기자

올해 상반기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의 국내 공급량이 일본의 절반도 안 됐는데, 약을 사는 데 쓴 돈은 오히려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만 1조원어치 넘게 공급된 물량을 같은 기간 일본 약가로 환산하면 3781억원 수준에 그쳤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월 마운자로의 요양기관 공급액은 1조12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급량 기준으로는 주 1회 투여용 일회용 펜 약 1143만개, 하루 평균 6만3000개꼴이다. 펜마다 2.5~15㎎씩 든 약효 성분(터제파타이드)을 모두 합하면, 상반기 국내에 공급된 양은 53.14㎏에 이른다.

같은 기간 일본의 마운자로 판매액은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가 약가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920억8400만엔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해외 약가 비교에 적용한 평균환율(2023년 8월~2026년 7월, 100엔당 924.43원)로 환산하면 약 8513억원이다. 상반기 일본의 마운자로 약가는 용량과 관계없이 성분 1㎎당 769.6엔으로 같았다. 판매액을 이 값으로 나누면, 일본에서 팔린 약효 성분은 119.65㎏이 된다. 한국에 공급된 양이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쳤지만(44%), 금액은 오히려 1600억원가량(19%) 많았다.

일본 인구가 한국의 2.4배라는 점을 고려해도 결론은 같다. 한국과 일본의 1인당 공급량은 두 나라 모두 1㎎ 안팎으로 비슷하지만 1인당 금액은 한국 1만9610원, 일본 6929원으로 2.8배 차이가 났다.

[단독]반년 새 국내서 1조원어치 팔린 마운자로···일본 절반도 안 되는 물량에 돈은 더 냈다

이 같은 가격 차이 배경에는 서로 다른 제도가 있다. 일본에서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건강보험이 적용돼 정부가 약가를 정한다. 판매 규모가 일정 기준 이상 커지면 값을 낮추는 ‘지속 가능성 특례 가격조정’ 제도도 있다. 올해 1·2분기 일본 의료용 의약품 매출 2위에 오른 마운자로는 조정 요건에 해당해 지난 8월1일부터 모든 용량의 약가가 25% 인하됐다. 인하된 약가로 계산하면 상반기 국내 공급 물량의 일본 가격은 2835억원으로 줄어 한·일 간 가격 차이는 3.6배까지 벌어진다.

반면 국내 공급가격은 큰 변화가 없었다. 올해 상반기 마운자로 기존 4개 용량(2.5·5·7.5·10㎎)의 평균 공급단가는 지난해 대비 -0.57~+0.04% 변동하는 데 그쳤다. 2.5㎎ 펜 한 개 평균 가격이 6만8790원에서 6만8397원으로 약 390원 낮아진 게 가장 큰 폭 조정이었다. 같은 기준으로 위고비의 용량별 평균 공급가격이 2.38~32.79%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에도 약이 일정 기준 이상 많이 팔리면 건강보험공단이 제약사와 협상해 값을 낮추는 ‘사용량·약가 연동제’가 있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약만 대상이어서 비급여인 마운자로는 빠져 있다. 지난 1일부터 이 제도로 80개 품목의 약값이 평균 4.6% 내려갔지만, 반년 새 1조원어치 넘게 팔린 마운자로는 따져볼 기회조차 없었다.

[단독]반년 새 국내서 1조원어치 팔린 마운자로···일본 절반도 안 되는 물량에 돈은 더 냈다

마운자로 제조사 한국릴리는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위해 정부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국내 판매량과 관계없이 현재 가격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과의 가격 차이에 대해서는 “전 세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이 비싼 것이 아니라 일본이 유독 싼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값싼 일본 제품을 직접 들여오려는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 1~8월 적발한 마운자로·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반입은 5030건으로, 지난해 전체 1189건의 4배를 넘었다. 그러나 정부는 해외직구는 물론 여행자가 직접 들고 오는 약 반입도 막고 있다. 관세청에 마운자로·위고비 등의 해외직구 차단을 요청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조·불량품 우려와 제조·보관·유통 과정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식약처는 차단 당시 검토한 구체적인 위해성 평가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남 의원은 “마운자로는 일본보다 3배 가까이 비싼데도 비급여라는 이유로 가격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해외 반입은 차단하면서 국내 약값은 시장에 맡긴다면, 국민의 선택권보다 글로벌 제약사의 고가 판매를 보호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잉·부적정 사용을 통제할 제도적 수단 마련과 함께 비급여 의약품 가격을 조정할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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