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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11, 2026

[사설]불법촬영물 신상유출한 구글에 법적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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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글 디지털 성범죄 피해 정보 유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글 디지털 성범죄 피해 정보 유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의 삭제 요청문을 외부 사이트에 넘겨 신상정보를 유츌한 구글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며 법적 대응 검토에 나섰다. 성평등가족부·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구글은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한겨레 보도로 구글에 접수된 개인 피해자의 영상물 삭제 요청문서가 외부에 유출돼 그대로 게시된 사실이 드러난 뒤 나온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번 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성평등부에 따르면 국내 피해자들과 정부 기관이 구글에 보낸 불법영상물 삭제 요청문이 구글을 통해 협업 연구기관으로 넘어갔고, 해당 기관 사이트에 그대로 공개됐다. 피해자의 이름, 나이, 직장, 학교, 휴대전화 번호 등 신상 정보는 물론, “제발 삭제해주세요” “살려주세요” 등 피해자들의 간곡한 요청까지 고스란히 올라와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성평등부 요청으로 피해자 요청문 47건과 관련 정보 100여건은 삭제된 상태다. 성범죄자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제공된 정보가 되레 피해자를 ‘2차 피해’에 노출시킨,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도 구글은 ‘의도치 않은 일’이었다는 취지의 사과문만 내고,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경위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등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 향후 한국에서 접수되는 삭제 요청 자료를 외부에 공유하지 않겠다는 공문만 정부에 제출했다. 이대로 끝낼 일이 아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인터넷 포털 기업에 ‘불법 촬영물 삭제·접속 차단 등 유통 방지에 필요한 조치 업무’를 부과하고 있다. 불법 촬영물 유통 방지 의무를 위반하고 민감한 정보를 무방비로 노출한 구글의 행위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라도 경위를 소상히 밝히고 구체적인 제발 방지책을 내놓는 것이 마땅하다.

지금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딥페이크 사진과 영상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시대다. 어떠한 경우에도 성범죄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공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유출된 신상정보는 또 다른 성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이번 유출 사태는 구글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 답지 못한 불법 행위로 피해자들을 추가 고통에 빠뜨렸다는 점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당국은 구글의 정보수집·제공·보관·공개 전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 추가 피해를 밝히고, 위법 행위에 대해 엄중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 구글은 불법영상물을 안전하게 삭제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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