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포에 앉은 북한군, '보란 듯' 포신 돌렸다

북한이 주력 자주포를 보란 듯이 남쪽으로 내려 배치한 모습이 저희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이달 중 대남 확성기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나온 조치라 긴장 고조를 노린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측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입니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불과 1.5km 정도 떨어진 지역입니다.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수 미제 침략자들을 소멸하라!'라는 구호가 흰 글씨로 써 있는 자주포 위에 북한군 두 명이 앉아 있습니다.
자주포를 의자 삼아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가 하면 포신을 좌우로,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도 관찰됩니다.
최대 사거리 24km인 북한군의 '122mm 자주포'로 추정되는데, 전방에 대량 배치된 포병 주요 전력입니다.
강변 가까이 나와 있는 북한 자주포 3대 정도가 잘 보입니다.
전술 도로나 철책을 짓는 모습은 종종 보였는데 이렇게 자주포를 노출시킨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위치 노출을 피해야 하는 포병 무기를 남측 카메라에 찍힐 만큼 사실상 무방비로 내려보낸 건데, 긴장 고조를 노린 '보여주기식'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양욱/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화력 증강'보다는 '화력을 가시화'한거다. 실제 교전이 나려고 하면 노출하지 않으려는 것이 더 강하지, 저렇게 노출하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북한이 이달 중으로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자주포까지 등장하자 접경지역 주민들은 술렁이고 있습니다.
[김유성/접경지역 주민 : 굉음 소리 날 때는 귀신 울음 소리 있잖아요. 겨울이야 문 닫아 놓으면 그래도 (소리가) 덜한데 여름에는 문 닫고 주무시는 분들 없잖아요.]
올해 들어 인천 강화군 인근 전방에서 잡힌 북한군의 폭음 소리가 900여 회에 이른다는 점도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접경지역 주민 : 대포 소리 나는 것처럼 엄청 크게 나요. 놀라죠. '쳐들어오는 거 아니야' 장난으로 (그러죠.)]
파주 접경지역 주민들은 확성기를 통한 상호 비방과 군사적 대치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최진화, 디자인 : 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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