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 들녘에 걸린 가을 한 장 [정동길 옆 사진관]
햇살과 바람이 유난히 좋았던 4일, 평창 봉평면 들녘을 찾았습니다. 개막한 평창 효석문화제 현장, 하얗게 피어난 메밀꽃밭이 바람에 일렁이고 있었습니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속 “소금을 뿌린 듯이”라는 표현이 절로 떠오르는 풍경이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밭 사이 오솔길을 걸었습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꽃밭 사이를 거닐며 사진을 남기고 있었고, 아이들은 하얀 꽃 사이를 뛰어다니며 웃음소리를 흩뿌렸습니다. 머리 위로는 파란 하늘이 펼쳐져, 하얀 메밀꽃과 대비를 이루며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렌즈를 통해 바라본 봉평의 가을은, 소설 속 허생원이 걸었던 그 밤길처럼 아련하면서도 따뜻했습니다. 백여 년 전 한 작가가 붓끝으로 그려낸 풍경이, 오늘도 이렇게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반가웠습니다. 메밀꽃 향기 가득한 봉평의 가을은, 올해도 변함없이 사람들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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