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공약 ‘모두의 AI’ 연내 출시···정말 모두에게 닿을까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8월3일 전남광주 광산구 국립광주과학관에서 열린 모두의 AI 성장사다리 프로젝트 출범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두의 AI(인공지능)’ 서비스가 오는 10월 베타버전(시험판) 공개를 거쳐 12월 정식 출시된다. 모두의 AI는 전국민 누구나 무료로 공공·복지·쇼핑·교육·의료·부동산 등 각종 분야에서 AI를 사용하는 서비스로,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KT·카카오·SK텔레콤 컨소시엄이 각각의 장점을 살린 서비스를 준비하는 가운데, AI 기술개발로 인한 사회격차를 줄이겠다는 당초 목표가 달성될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모두의 AI 사업자인 KT·카카오·SK텔레콤 컨소시엄은 각각 다음달 베타버전 서비스, 12월 정식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8월 말 사업자 선정을 한 뒤 약 4개월 만에 출시까지 이뤄지는 속도전이다. 베타버전에서는 기본적인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한다. 각 컨소시엄은 언론 설명회 등을 통해 서비스 방향과 윤곽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벌써부터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확보 경쟁에 나섰다.
모두의 AI는 한국의 실제 생활과 맥락에 밀착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최신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쇼핑 추천, 한국의 구체적인 지역 상황을 담은 부동산 정보 제공, 기초연금 신청 같은 한국의 공공서비스 이용은 외국산보다 한국산 AI에서 수월하다는 것이다.
KT는 기존 채널인 포털사이트 다음, IPTV 지니TV, 다나와·무신사·직방 등 서비스에 AI 버튼을 넣어 버튼을 누르면 AI 에이전트로 연결되는 ‘이음’ 방식이다. 다나와에서 창문형 에어컨을 검색하다가 이음 인사이드 버튼을 누르고 ‘창틀이 알루미늄 형태인데도 설치할 수 있는 창문형 에어컨을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해당하는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다. 이용자와 나눈 대화를 기억하는 메모리 개인화가 가능해 정확하게 원하는 것을 연결해줄 수 있다.
카카오의 모두의 AI 서비스는 기존 메신저인 카카오톡 주요 화면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LG유플러스와 함께 전화로 AI를 이용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존 AI가 질문에 답을 하는 데 그쳤다면 모두의 AI에선 이용자가 원하는 신청·예약·결제 등 실행까지 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전화·문자를 AI에 접목시킨 SK텔레콤도 ‘실행형’을 강조한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4일 정부 간담회에서 AI 비서가 야간 진료 병원을 찾아 이용자 후기를 살핀 뒤 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대기 환자 인원을 확인하고, 내비게이션을 띄워 길 안내를 시작하는 장면을 시연했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각각 모두의 AI 서비스의 연내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목표를 500만명으로 잡고 있다.
‘모두의 AI’ 사업자인 KT, 카카오, SK텔레콤 로고.
문제는 모두의 AI 출시로 인해 AI에 대한 접근성은 높아지지만 AI 활용하는 역량이 함께 늘어나진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5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를 보면 일반 시민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장애인·고령층·저소득층·농어민 등 정보취약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77.9%로 나타났다. 컴퓨터·모바일 기기 기본 이용 능력을 측정하는 ‘역량’ 지표에서 고령층은 56.2%에 불과했다.
AI 서비스 경험률도 정보취약계층은 31.9%로 일반 국민 59.4%보다 27.5%포인트 낮았다. 고령층은 AI 서비스 경험률이 30.2%에 그쳤다. 고령층이 AI 서비스를 경험해보지 않은 이유로는 ‘이용할 필요성이 없어서’가 61.6%로 가장 많았지만, ‘아직 AI에 대해 잘 몰라서’(60.9%), ‘이용방법이 어려워서’(47.4%)도 있었다. AI 무료 제공이 끝이 아니라 AI 활용 역량을 키우는 리터러시(이해력) 정책까지 동반돼야 AI로 인한 사회격차를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온라인 AI 교육 포털, AI 서비스 개발 플랫폼 등을 담은 ‘모두의 AI 성장사다리 프로젝트’를 지난달 출범했다.
이와 관련해 이진형 KT AX사업본부장은 지난 11일 설명회에서 “노약자나 다문화 등 AI를 못 쓰는 분들도 많이 있다”며 “연간 15만명을 찾아가는 기존 IT 서포터즈를 모두의 AI 서포터즈로 활용해 AI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했다. 고진태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전략담당 상무는 지난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연세가 많고 혼자 살고 계신 어머니가 편찮거나 병원에 궁금한 점이 생겨도 자식에게 미안해 전화를 자주 못하신다”며 “어머니도 카카오톡과 전화는 사용하기 때문에 모두의 AI 서비스에 의료분야가 연결된다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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