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기전망 둔화 속 반도체 ‘독주’…철강은 반등 기대
지난달 6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내 제조업의 경기 개선 기대감이 약해지는 가운데 반도체 독주 체제가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철강은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자동차와 화학, 휴대폰 등은 전망이 악화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12~16일 업종별 전문가 1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 조사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전문가 서베이지수(PSI)는 산업 경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판단을 0~200의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PSI 전망지수가 기준치인 100을 웃돌면 전월보다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100을 밑돌면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는 의미다.
조사 결과를 보면 11월 제조업 업황 PSI 전망지수는 102로 기준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지난달 조사한 10월 전망지수(113)보다는 11포인트 떨어졌다. 내수(101)·수출(107)·생산수준(102) 전망지수도 모두 전월보다 하락했다. 특히 채산성 전망지수(91)는 3개월 만에 기준치를 밑돌았다. 전반적으로 경기 개선 기대감이 한풀 꺾인 것이다.
반도체 독주 양상은 이번 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산업 유형별 지수를 보면 반도체가 포함된 정보통신기술(ICT) 부문(110)만이 기준치를 웃돌았다. ICT 부문은 18개월 연속 기준치를 상회했다. 반면 기계(97)·소재(95) 부문은 기준치를 밑돌았는데, 특히 기계 부문의 하락 폭(16포인트)이 컸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의 11월 업황 전망지수는 159로 지난달 조사한 10월 전망지수(144)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 확대와 반도체 가격 상승세 지속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철강의 상승도 눈에 띄었다. 철강 전망지수는 89에서 111로 22포인트 상승하며 기준치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에 따른 철강 가격 상승 가능성 등을 전망 개선의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휴대폰은 100에서 53으로 47포인트 급락했다. 반도체 등 부품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수요와 출하량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자동차(123→93)와 화학(106→89)도 기준치 아래로 떨어졌다. 자동차는 중국산 차량의 시장점유율 확대, 소비심리 위축 등이 영향을 끼쳤다. 화학은 유가·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과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그 밖에 바이오·헬스(114), 가전(114), 디스플레이(108) 등은 기준치를 웃돌았다. 바이오·헬스는 수출 개선 기대, 가전은 연말 성수기 수요, 디스플레이는 OLED 신제품 수요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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