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졸업 이유로 ‘자녀 양육 현역병’ 상근 편입 배제…인권위 “관련 규정 삭제하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성동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현역병으로 군복무 중 자녀를 낳아 상근예비역 편입 대상이 됐지만 의과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로 편입을 불허한 것은 차별이라며 군 당국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인권위에 따르면 육군 현역병으로 입대한 A씨는 군 복무 중 자녀가 태어나자 육군에 상근예비역 편입을 신청했다. 상근예비역은 군부대 내에서 생활하지 않고 자택에서 군부대로 출퇴근하며 복무하는 현역병으로 자녀 양육자도 대상이 된다.
육군은 병무청 ‘현역병 입영업무 규정’에 따라 A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사학위 과정 입학 이상의 학력자와 국내 의과·치의과·한의과·수의과대학 졸업자는 자녀 양육 등 요건이 되더라도 상근예비역 편입 대상이 아니라는 규정에 근거했다.
A씨는 “똑같이 자녀를 키우는 현역병인데 학력을 이유로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지난해 9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육군은 자녀 양육 사유의 상근예비역 제도가 출산 장려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의대 졸업자는 의무장교 등 군 필수 인력 충원과 현역 복무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대상에서 제외해왔다고 인권위에 설명했다.
인권위는 육군 결정에 대해 “특정 학문을 전공했다는 이유만으로 보호에서 제외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의무장교 부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육군 주장에 대해 “제도 차원에서 다룰 문제”라며 “이미 현역병으로 입영한 사람의 복무 형태와는 별개”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또 “저출생이 심화하며 자녀를 둔 병사 자체가 줄었고, 그 가운데 해당 전공자 등은 극히 적어 병력 충원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며 “병역 의무자의 학력이 높다고 해서 그 배우자가 홀로 아이를 키우기 수월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공무원과 군인의 육아 제도에서도 학력과 무관하게 지원이 이뤄진다고도 했다.
인권위는 “병역의무자에게 특혜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병역 이행과 자녀 양육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제도인 만큼, 학력이나 전공에 따라 그 기회를 달리해서는 안 된다”며 병무청장에게 근거 규정의 해당 조항을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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