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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8, 2026

'북 포로 송환' 공개 갈등에 대사 소환 초강수…외교적 실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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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측에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해왔지만 기대에 미치는 답변을 받지 못하자, 외교적 대응 수위를 높인 겁니다.

외교부는 오늘(8일) 오후 5시쯤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정부는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부는 양국 간 제반 현안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의 본국 소환을 결정하면서도 외교적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의 여지는 남겨둔 겁니다.

자국 대사 소환은 고강도 항의 조치…과거 일본·뉴질랜드 사례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것은 외교관계를 단절하지 않으면서도 상대국에 강한 항의 의사를 전달하는 고강도 외교적 조치입니다.

상대국 대사 초치나 공식적인 항의 입장 발표보다 훨씬 더 강경한 대응입니다.

과거 우리 정부도 중대한 외교 갈등이 발생했을 때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인 전례가 있습니다.

1998년에는 일본의 한일어업협정 일방적 파기에 대응해 김태지 주일대사를, 2001년에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에 항의해 최상룡 주일대사를 각각 일시 귀국시켰습니다.

2008년 7월에도 일본이 중학교 사회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자 권철현 당시 주일대사를 소환했습니다.

1995년에는 한국 외교문서를 위조한 대사관 직원의 난민 신청 문제를 둘러싼 뉴질랜드와의 갈등으로 이동익 주뉴질랜드대사를 소환한 사례도 있습니다.

젤렌스키의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가 발단…이 대통령 직접 사과 요구

이번 갈등은 현지 시각 지난달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리 정부는 양국 간 비공개 합의가 있었는데도 우크라이나가 충분한 사전 설명이나 구체적인 협의 없이 송환 사실을 공개했다며 반발했습니다.

당초 비공개를 먼저 요청한 쪽은 우크라이나였으며, 우리 정부도 북한군 포로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의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 이에 동의했다는 설명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많이 아쉽다"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이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측이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한 합의 자체를 부인하면서 양국 간 갈등은 더욱 커졌습니다.

청와대는 우크라이나 측의 발표를 "거짓 사실 발표"라고 반박했고, 지난달 28일에는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안드리 베쉬킨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항의했습니다.

이 대통령도 지난 2일 SNS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부인하면서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하면 추가 조치에 나서겠다며, 이번 사안은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의 위신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사과 메시지에도 "기대 수준과 차이"…우크라 "합의 해석 달라"

양국 외교장관 간 협의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사과의 뜻을 담은 메시지를 전달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다며 "사과의 말도 들어있는 메시지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저희가 생각하는 수준과는 좀 차이가 있어서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를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틀 만에 실제 소환 결정이 내려진 겁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비공개 합의와 사과의 의미에 대해 우리 정부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헤오르히 티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현지시간 7일 양국이 공개적으로 비판을 주고받게 된 원인이 비밀유지 방식에 관한 합의를 서로 다르게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군 포로의 구체적인 이송 과정이나 방식이 아닌, 한국으로 보냈다는 사실만 공개한 것은 합의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겁니다.

조 장관이 언급한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도 양국이 공개적으로 비판을 주고받게 된 상황에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은 합의 위반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한국 측의 해석과 달리 '유감 표명'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셈입니다.

정부 당국자 "신뢰 회복 위한 조치"…소환 시점은 협의 고려할 듯

정부 당국자는 오늘 SBS와의 통화에서 이번 소환 결정의 배경에 대해 "당면 현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하고, 이를 계기로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의를 통해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사 소환이 과도한 대응 아니냐는 질문에는 "동 사안의 원만한 해결과 양국 간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로 판단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실제 소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박 대사의 귀국 일정과 관련해 "가능한 한 신속히 귀국할 예정"이라면서도 "향후 협의 경과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해서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우크라이나 측이 향후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사과나 해명을 내놓을 경우, 소환 결정이 달라질 가능성도 원칙적으로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측이 전격적으로 새로운 입장을 발표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요구한 수준에 부합하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대사 소환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외교적 항의인 동시에, 상대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정부 당국자는 또 박 대사의 귀국을 계기로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포함한 양국 간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필요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석유제품 러시아 운송 문제로도 신경전…정부 "우크라 지원 기조 불변"

최근에는 한국 항구에서 선적된 석유제품이 러시아로 운송됐다는 영국 가디언지 보도를 둘러싸고도 양국 간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한국이 러시아의 연료난 완화에 도움을 줬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청와대는 어제(7일) "사실과 다르며 부적절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정부는 오늘 외교부·산업통상부·관세청 공동 참고자료를 통해 대러 수출 통제 이행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정부는 한국 항구에서의 석유제품 선적 사실과 국내법상 수출 통제 위반 여부는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사실상 북한군 포로 송환을 둘러싼 갈등이 다른 외교 현안에 관한 공방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다만 정부는 이번 대사 소환 결정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기존 지원 정책의 변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SBS가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재건 협력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우리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추가적인 외교 조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현 단계에서 추가 조치를 거론하는 것은 앞서 나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의를 통해 제반 현안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가 대사 소환이라는 고강도 외교적 조치를 결정하면서도 기존 지원과 협력 관계는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북 포로 송환 성과에도 외교 갈등…신뢰 회복·협력 유지 과제

이번 갈등의 출발점인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은 양국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의미 있는 외교적 성과입니다.

우리 정부의 설명대로 포로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한국행을 선택했다면, 당사자의 의사와 인권을 존중하면서 송환을 성사시킨 사례이자 향후 유사한 상황에서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송환 과정에서 쌓아온 양국 간 협력 관계가 이번 갈등으로 오히려 훼손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향후 북한군 포로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송환 협의는 물론, 북러 군사협력 관련 정보 교류와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협력 등 양국이 협력해야 할 분야는 적지 않습니다.

외교적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이러한 협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국가 간 합의의 준수 여부를 명확히 하고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어렵게 이뤄낸 외교적 성과와 장기적인 협력 관계까지 훼손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 역시 외교의 몫입니다.

결국 이번 강경 대응의 성패는 우크라이나로부터 얼마나 강한 사과를 받아냈느냐만이 아니라, 훼손된 신뢰를 얼마나 회복하고 실질적인 국익을 얼마나 지켜냈느냐에 따라 평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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