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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8, 2026

경남도, 공공부문 단체교섭 ‘전국 첫 시험대’···의제 범위 놓고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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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컨벤션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세코 시설물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정훈 기자

경남 창원컨벤션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세코 시설물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정훈 기자

“경남도와 창원시가 사용자인 만큼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합니다.”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세코)에서 지난 3일 만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하나같이 이런 바람을 밝혔다. 각종 산업전시회와 국제회의가 열리는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용역업체가 매년 바뀌면서 고용 불안에 시달려왔다는 것이다.

2005년 9월 개관한 세코는 경남도 출연기관인 경남관광재단이 위탁업체를 통해 운영하고 있는데, 보안·안내·주차·시설관리·미화 분야에 용역노동자 67명이 종사하고 있다. 세코 운영에 드는 사업비는 경남도와 창원시가 각각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

노동자 A씨는 “개관 이래 21년째 용역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원청 사용자인 경남도와 창원시가 정규직 전환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코에서 14년째 시설관리 용역 업무 중인 B씨는 “도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세코에서 상시적인 고용 불안으로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는데도, 경남도와 창원시는 책임을 떠넘기며 대책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코는 그간 최저임금 수준의 처우와 단기계약으로 노동자를 고용해왔다고 이들은 말한다. 고용 압박을 견디지 못한 비정규직 50대 경비 노동자가 지난해 1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 노동자는 고용승계가 거부된 후 3개월 단기계약으로 일했으며,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업무상 재해로 판정했다.

지난 7월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경남본부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해 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공공연대노조 제공

지난 7월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경남본부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해 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공공연대노조 제공

창원컨벤션센터 전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창원컨벤션센터 전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소속 세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투쟁 끝에 지난 5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경남도와 창원시가 사용자성을 가진다는 판정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경남도와 창원시가 세코 노동자의 원청 사용자로서 단체교섭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 3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 시행 직후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지 7개월 만이다.

노동계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를 넘어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경남도가 공공부문 원청 교섭에 나선 것은 전국 최초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지난 2일 세코 노동자를 하청노동자로 확정 공고했고, 노조는 3일 공식 단체교섭 요구서를 전달했다.

교섭의 문은 열렸지만, 현재 의제 범위를 놓고 원청과 하청노조 간 입장 차이는 커 향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경남도는 노동위가 휴게시설, 안전시설, 작업환경 개선 등 산업안전 관련에 한해서만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으로 본다. 도가 교섭 참여 공고문에 교섭 의제를 산업안전 관련 범위로 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창원시 역시 실질적 지배력이 미치는 최소 범위에서만 교섭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8일 “적법하게 확정된 의제에 한해서만 원론적으로 성실히 교섭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세코 노조 등 노동계는 임금과 복지, 직접 고용까지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류승택 공공연대노조 경남본부장은 “노동위 판단은 임금을 포함한 나머지 교섭 의제는 노사가 대화로 결정하라는 취지”라며 임금·복지 안을 포함한 실질적 의제 수용을 촉구했다.

노조는 5월부터 진행한 경남관광재단과의 4차례 교섭에서도 의제 범위를 두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는 더 나아가 이번 교섭을 전방위적 사용자성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공공연대노조는 세코 교섭에 이어 생활지원사, 아이돌봄사, 장애인활동지원사, 생활체육지도자, 365안심병동 간병인 등 사용자성이 미인정된 공공부문 주요 직종들을 대상으로 경남지노위에 추가 시정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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