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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8, 2026

[마음을 배우는 교실]“나 학교 안 갈래 모든 친구들이 나를 싫어해”…한 명이 멍들면 온 아이들을 보듬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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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한 번 멍든 마음은 쉽게 낫지 않았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지우(가명)는 친구들과 갈등을 자주 겪으며 ‘학교의 모든 친구가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심리적으로 위축됐고,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었으며 급기야는 등교까지 거부했다. 담임교사의 중재에도 지우가 느끼는 고립감과 고통은 컸다.

서울의 다른 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선 힘을 과시하며 교사에게 반항하는 한 남학생이 담임교사의 걱정거리였다. 여학생 사이에는 이른바 ‘계급’이 생겨 몇몇 아이들은 친구들과 놀고 싶어도 무리에 끼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학부모 민원까지 겹치면서 담임교사도 지쳐 있었다. 개별 학생의 어려움이 또래 관계, 학급 운영의 문제와 얽혀 있었다.

비슷한 어려움은 다른 교실에서도 나타났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모르거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특성으로 또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있었고,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 자해성 행동을 보이거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었다. 일부 학생의 문제행동과 비난, 편 가르기가 학급 전체의 어려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는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학급 성장 프로젝트 ‘토닥토닥 마음이음’(마음이음)에 신청한 학급들이 겪은 사례들이다. 마음이음은 정서·행동 및 마음건강 위기 학생이나 관계 갈등, 학교폭력 등으로 학급 회복·운영 지원이 필요한 교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다. 마음이음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교사들은 모두 개별 학생의 문제 해결을 넘어 학급 전체의 행복하고 편안한 운영을 바라고 있었다.

마음이음이 기반하고 있는 사회정서교육은 특정 위기 학생만을 위한 상담이나 치료와는 다르다. 모든 학생이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려 조절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관계를 맺고 갈등을 해결하는 힘을 기르도록 하는 학교 기반 교육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사회정서교육을 학생 마음건강을 위한 ‘보편적 예방’의 한 축으로 두고, 모든 학생의 사회정서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정책을 넓히고 있다.

마음이음처럼 학급 전체를 대상으로 한 사회정서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학생 개인의 정서·행동 문제와 또래 관계 갈등, 수업 방해 등 학급 운영의 어려움이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이 마음이음에 지원한 초등학교 38개 학급의 신청 사유를 분석한 결과, 관계 회복 지원형이 16학급(42%)으로 가장 많았다. 마음건강 지원형은 12학급(32%), 학급 운영 지원형은 10학급(26%)이었다.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신청 사유를 종합해 학생의 사회정서역량 부족이 또래 관계의 어려움으로 나타나고, 다시 학급 운영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개별 학생에게 문제가 생긴 뒤 상담·지원하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학생의 정서·관계 문제가 학급 전체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계 회복과 학생 마음건강, 담임교사의 학급 운영 역량을 함께 지원하는 ‘예방 중심 학급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서울시교육청이 사회정서교육을 보편적 예방으로 강조하는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위기 징후가 뚜렷한 학생을 선별해 상담·치료로 연결하는 것만으로는 마음건강의 사각지대를 모두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모든 학생의 사회정서역량을 기르는 보편적 예방과 함께 필요한 학생에게 선택적·집중 지원을 제공하는 다층지원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자살한 학생 가운데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정상군’으로 분류됐던 비율은 2023년 63.9%, 2024년 62.5%에서 2025년 70.6%로 높아졌다. 지난해 서울 자살 학생은 51명으로 전년보다 27.5% 늘어 2021년의 1.8배가 됐다.

자살 학생 10명 중 7명가량이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정상군’으로 분류됐다는 점은 선별검사만으로 위기 학생을 모두 찾아내기 어렵다는 한계를 보여준다.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평소 감정 조절과 대인관계 역량을 기르는 사회정서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마음이음에는 올해 13개교 38학급이 신청해 9개교 15학급이 선정됐다. 1학기에는 5학급에 대한 지원을 마쳤고, 2학기에는 10학급에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전현직 수석교사와 교감 등으로 구성된 마음건강지원단이 학교를 찾아가 담임교사와 사전 컨설팅을 한 뒤 두 차례, 총 4차시의 협력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 뒤에는 다시 담임교사와 학생 반응을 공유하고 이후 학급 운영 방향을 논의한다.

지원의 초점은 문제를 보이는 학생 한 명을 따로 떼어내는 데 있지 않다. 지우가 속한 6학년 교실에서도 학급 전체가 수업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갈등과 관계의 의미를 살펴보고 자신이 편안하고 좋아하는 것, 힘들고 상처받는 것을 드러냈다. 친구에게 고마웠거나 미안했던 일을 떠올려 마음을 전하는 활동도 했다. 컨설팅에서는 지우가 졸업 전 친구들과 ‘건강한 관계 맺기의 성공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마음이음은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학생 마음건강 4단계 지원체계 가운데 하나다. 지원체계는 모든 학생이 일상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토닥토닥 마음편함’, 학생과 학급의 특성에 맞춰 사회정서교육을 제공하는 ‘D.I.Y 마음자람’, 관계 갈등과 학급 공동체 회복을 지원하는 마음이음, 자살·자해 등 고위기 상황에서 상담·치료와 전문기관 연계를 지원하는 ‘위기학생 ZERO(제로) 프로젝트’로 구성된다. ‘D.I.Y 마음자람’에는 올해 1학기 초중학교 18개교 46학급, 학생 994명이 참여했다.

이 같은 체계는 서울시교육청이 확대하고 있는 사회정서교육·학생 마음건강 정책을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구체화한 것이다. 마음이음 운영계획도 서울시교육청의 ‘서울 학생 마음건강 증진 종합 계획’과 ‘2026학년도 사회정서교육 편성·운영 안내’를 추진 근거로 두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모든 학교, 전 학년에서 사회정서교육을 연간 15차시 이상 운영하도록 하고, 학생 마음건강 지원을 기반 조성, 보편적 예방, 선택적 지원, 집중 지원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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