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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16, 2026

양육권 분쟁 중 숨진 4살…전문가 “유괴 수사 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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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주차장에 세워진 렌터카에서 아버지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4살 아동이 생전 어머니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지내던 모습. 연합뉴스
12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주차장에 세워진 렌터카에서 아버지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4살 아동이 생전 어머니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지내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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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아버지와 4살 딸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양육권 분쟁 중인 부모가 일방적으로 자녀를 데려간 사건을 안이하게 처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양육권을 두고 다투는 상황이라도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5일 제주경찰청의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12일 서귀포시 표선면의 오름 주차장에 세워진 렌터카에서 숨진 4살 아동의 어머니 ㄱ씨는 지난해 11월 당시 남편이던 ㄴ씨를 미성년자 약취·유인 및 아동학대를 이유로 신고했다. 딸과 함께 사망한 채 발견된 아버지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이혼과 양육권 재판을 하던 중 자신의 동의 없이 딸을 데리고 제주로 이주하자 딸을 되찾으려 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1월 검찰은 아버지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아버지를 정식 입건해 수사한 결과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아동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데리고 온 행위가 약취가 되려면 국내 판례상 폭행·협박이나 불법행위가 개입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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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가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을 지낸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제법상으로는 양육권 분쟁 중 아동을 일방적으로 탈취, 유괴하는 경우를 굉장히 엄격하게 본다”며 “우리는 부모가 약취·유인한 것은 크게 보지 않는데, 이번 사건은 납치에 의한 아동 실종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실제 이번과 비슷한 사건에서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인정한 대법원 판례도 있다. 2021년 대법원은 이혼소송 중인 배우자와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5살 자녀를 다른 배우자가 면접 교섭을 이유로 한국에 데려온 뒤 연락을 두절한 사건에서 “미성년자를 보호·감독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보호·감독자의 보호·양육권을 침해하거나 미성년자 본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때에는 미성년자에 대한 약취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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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받은 아버지는 딸과 분리되지 않았고, 어머니는 딸을 찾기 위한 절차를 밟는 데 1년 가까이 매달렸다. 3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소송’ 1심 승소 뒤, 4월에는 제주에서 법원 집행관과 함께 강제집행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주거지에 딸은 없었다.

그 뒤 어머니가 딸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아버지·아동과 만난 경찰과 서귀포시 아동보호팀은 “딸이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양육자가 공동 양육자에게 자녀의 소재를 알려주지도, 법원의 아동 반환 요구에 응하지 않는데도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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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어머니가 “전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잠적했는데 딸을 다치게 할지 몰라 불안하다”며 경찰에 신고했을 때도 경찰은 아버지에게 연락하지도, 찾아가지도 않았다. 결국 두번째 아동 반환 강제집행을 사흘 앞두고 부녀는 숨진 채 발견됐다.

법조인들은 적어도 이때라도 경찰이 아버지에게 약취 혐의를 적용해 적극 수사에 나섰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장인 신수경 변호사는 “4월 강제집행 때 아이가 주거지에 없었다면 아이가 위험한 상황일 수도 있으니 경찰이 아이 안전을 적극적으로 확인했어야 한다”며 “적어도 지난 2일에는 이혼 사건도 종결됐고 어머니가 아동반환 강제집행 권한도 있으니 아버지가 아이와 잠적했다면 명백한 유괴로 보고 수사해야 했다”고 했다.

서혜진 변호사도 “어머니가 아이를 찾으려고 엄청나게 많은 절차를 밟았는데 경찰은 어머니를 악성 민원인이라고 생각해 (2일부터는) 아무것도 안 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머니가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면 다시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실종아동법에 따라 빠르게 움직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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