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니 그 집 떡볶이 생각나”···‘변치않는 노포의 맛’ 내 최애 맛집도 혹시 여기에?
고추장과 춘장을 섞어 만든 특제 소스가 비법인 마복림 할머니집.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뜨끈한 국물과 매콤한 양념이 생각난다. 서울에는 수십 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시민들의 일상과 함께해온 떡볶이집들이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떡볶이의 유행도 달라졌지만, 오래된 가게에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 맛과 이야기가 남아 있다.
서울관광재단이 가을을 맞아 서울의 떡볶이 노포와 주변 산책길을 함께 둘러보는 여행 코스를 소개했다. 서울시가 30년 이상 전통을 이어온 가게를 선정하는 ‘오래가게’ 가운데 마포구 코끼리분식과 동작구 애플하우스, 중랑구 잉꼬네떡볶이, 중구 마복림 할머니집 등이 포함됐다.
‘즉석떡볶이’의 역사를 찾아서
신당동 떡볶이 골목을 이야기하면서 마복림 할머니집을 빼놓기는 어렵다. 1953년 신당동에서 노점으로 시작한 이곳은 신당동 떡볶이 문화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마복림 할머니는 중국 음식점에서 양념한 떡을 맛본 뒤 춘장과 고추장을 섞는 방식을 생각해냈다고 전해진다. 이후 춘장의 고소함과 고추장의 매운맛을 결합한 양념을 만들었다.
테이블 위 냄비에 떡과 양념, 각종 사리를 넣고 직접 끓여 먹는 즉석떡볶이 방식도 이곳의 상징이다. 라면 사리와 튀김만두 등을 넣어 양념을 충분히 배게 해 먹을 수 있다.
신당동에서 싸전거리를 지나 조금 더 걷다보면 흥인지문공원으로 이어갈 수 있다. 한양도성 성곽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지고 동대문 일대의 도심 풍경도 내려다볼 수 있다. 성곽길을 따라가면 낙산공원까지 이어진다. 서울관광재단 제공
신당동의 오래된 골목을 함께 둘러보고 싶다면 싸전거리로 걸음을 옮길 만하다. 과거 쌀가게와 방앗간이 모여 있던 골목으로, 지금은 오래된 건물을 활용한 카페와 소품점 등이 들어서면서 이른바 ‘힙당동’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조금 더 걷는다면 흥인지문공원으로 이어갈 수 있다. 한양도성 성곽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지고 동대문 일대의 도심 풍경도 내려다볼 수 있다. 성곽길을 따라가면 낙산공원까지 이어진다.
30년 넘게 자리를 지킨 즉석떡볶이
마포구 도화동 골목에 있는 코끼리분식은 공덕역과 마포역 사이에서 30년 넘게 영업해온 즉석떡볶이집이다. 인근 직장인과 학생들이 오가던 가게로, 화려하게 꾸민 식당과는 거리가 멀다. 오래된 외관과 좁은 골목 풍경이 오히려 이곳의 분위기를 만든다.
떡볶이는 달고 짭짤한 맛이 먼저 느껴지고 뒤이어 은은한 매운맛이 올라온다. 매운맛을 앞세운 최근 떡볶이와는 다소 다른 맛이다. 야끼만두와 김말이, 못난이튀김을 국물에 넣어 함께 끓여 먹는 방식도 특징이다. 특히 못난이튀김을 국물에 적셔 으깨 먹으면 떡볶이 양념과 튀김의 고소함이 섞인다.
마지막에는 볶음밥이 기다린다. 남은 양념에 계란을 넣고 밥을 볶아 먹으면 한 끼 식사가 마무리된다. 떡볶이를 먹은 뒤에는 공덕시장 족발거리로 향할 수 있다. 공덕역을 지나 걸어서 약 15분 거리다. 오래된 족발집들이 모여 있는 시장 골목에서는 족발과 함께 순대와 순댓국을 내는 곳도 있어 서울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느끼기 좋다.
조금 더 걷고 싶다면 효창공원도 선택지다. 공덕역에서 걸어서 약 25분 거리에 있으며 백범 김구를 비롯한 임시정부 요인들의 묘역이 있다. 공원 안에는 백범김구기념관도 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 애플하우스에서 총신대입구역까지 걸어가 지하철 4호선을 타고 한 정거장 이동하면 동작역에 닿는다. 현충원에는 오래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가을철 산책 코스로도 활용할 만하다.
고추장과 춘장의 조합
동작구 이수역 인근의 애플하우스는 반포의 작은 상가에서 시작해 자리를 옮겨온 즉석떡볶이집이다. 떡볶이와 함께 이름을 알린 메뉴는 무침군만두다.
떡볶이 양념은 고추장에 춘장을 섞은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마늘이 더해진다. 매운맛이 강하기보다는 춘장의 묵직한 맛과 단맛이 두드러진다. 끓이는 동안 양배추에서 단맛이 우러나면서 양념의 맛도 한층 부드러워진다.
무침군만두는 바삭하게 튀긴 만두에 매콤달콤한 양념을 버무린다. 떡볶이와 함께 먹으면 바삭한 식감과 양념 맛이 대비된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 애플하우스에서 총신대입구역까지 걸어가 지하철 4호선을 타고 한 정거장 이동하면 동작역에 닿는다. 현충원에는 오래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가을철 산책 코스로도 활용할 만하다.
한강을 보고 싶다면 동작대교 노을카페를 찾을 수도 있다. 동작역에서 걸어서 접근할 수 있으며, 해질 무렵 한강과 도심을 바라볼 수 있다.
잉꼬네 떡볶이는 매콤하고 칼칼한 맛이 특징이다. 끓일 때 잘게 썬 깻잎을 넣어 향을 더한다. 진한 양념에 깻잎 향이 더해지면서 맛이 한결 산뜻해진다.
깻잎과 후추가 더해진 옛날 떡볶이
중랑구 면목동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잉꼬네떡볶이는 오래된 분식집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이어졌고 현재는 아들이 어머니와 함께 가게를 지키고 있다.
떡볶이는 매콤하고 칼칼한 맛이 특징이다. 끓일 때 잘게 썬 깻잎을 넣어 향을 더한다. 진한 양념에 깻잎 향이 더해지면서 맛이 한결 산뜻해진다. 테이블에 놓인 후춧가루를 떡볶이에 넣어 먹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망우리 포장마차촌 시절부터 이어진 방식이라고 한다. 납작만두를 떡볶이 국물에 적셔 먹거나 삶은 계란을 으깨 양념과 섞어 먹는 방법도 있다.
식사 뒤에는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찾을 수 있다. 유관순과 한용운, 방정환 등 근현대사의 인물들이 잠든 곳으로, 망우산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진다. 공원 입구의 중랑망우공간에서 쉬어가도 된다. 옛 놀이공원의 분위기를 찾는다면 용마랜드도 있다. 잉꼬네떡볶이에서 걸어서 약 20분 거리다. 운영이 중단된 놀이기구들이 남아 있어 영화나 뮤직비디오, 화보 촬영지로도 활용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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