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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9, 2026

‘터미네이터’ 현실판? 인간과 로봇 간 격투 경기에 미 당국이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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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REK 유튜브 갈무리

스타트업 REK 유튜브 갈무리

인간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 팔각형 격투장 안에서 맞붙는 격투 경기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안전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체육위원회는 최근 스타트업 REK가 개최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과 인간의 격투 경기에 중단 명령 서한을 보냈다. 이 위원회는 프로·아마추어 복싱과 종합격투기(MMA) 등을 규제하는 기관이다.

당국이 문제 삼은 것은 지난달 18일 REK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격투 행사다. ‘인간 대 로봇’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날 행사에서는 인플루언서인 프랭키 라페나가 서로 다른 로봇 3대와 차례로 맞붙었다.

REK가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는 키 약 183㎝의 강철 프레임 로봇과 키 165㎝인 라페나가 격투장 안에서 벌이는 격투 장면이 담겼다. 관중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라페나는 로봇의 공격 때문에 바닥에 고꾸라지거나 벽으로 내동댕이쳐지기도 했다. 라페나는 금속 소재의 로봇을 주먹으로 때리다가 손에 부상을 입었다. 로봇은 라페나의 공격에 쓰러지기도 했지만 바로 다시 일어났다. 이 로봇은 가상현실(VR) 기술을 기반으로 인간이 원격 조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페나가 상대한 로봇 가운데 하나인 T800은 영화 ‘터미네이터’ 속 인간을 해치려는 로봇의 이름을 그대로 따오기도 했다.

당국은 캘리포니아주 안에서 인간이 참여하는 복싱이나 종합격투기 행사는 모두 체육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해당 행사는 당국 승인 없이 열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참여하는 격투기 행사를 허가 없이 주최하는 것은 경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REK 측은 당국의 주장에 반박했다. 시스 리브 REK 최고경영자(CEO)는 “법에는 ‘경기’가 두 사람 사이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명확히 규정돼 있다”며 “주 규제 당국이 법정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려 한다면 환영한다”고 말했다. 인간과 로봇 간 대결은 격투 경기 주체를 ‘두 사람’이라고 정한 법률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취지다.

다만 REK는 인간과 로봇 간 격투 행사를 다시 개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또 다른 행사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인간과 로봇의 대결을 담은 영상은 유튜브에서 누적 조회 수 약 59만회를 기록했다.

미 스타트업 REK 유튜브 갈무리

미 스타트업 REK 유튜브 갈무리

전문가들은 로봇 발전 속도를 법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격투 스포츠 규제 전문인 에릭 매그레이컨 변호사는 “기존 법률은 사람이 기계와 싸우는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만들어졌다”며 “많은 체육위원회가 이런 새로운 형태의 격투를 규제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과 로봇의 격투가 위험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로봇 분야 석학인 켄 골드버그 UC버클리 교수는 “강력한 모터가 장착된 시스템과 인간을 한 공간에 넣는 것은 인간에게 매우 불공정한 일”이라며 “로봇이 당신을 향해 계속 휘두르고 주먹을 날리도록 프로그래밍이 돼 있다면 거기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과 경기에 임한 라페나는 경기 도중 사망하더라도 REK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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