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감싸다 불똥 튄 영국 총리…야당 압박에 회동 기록 공개
앤디 번햄 영국 총리가 지난 8일 독일 베를린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재정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판정을 받은 가운데, 구단주 측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앤디 번햄 영국 총리가 맨시티와의 과거 접촉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다.
번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팟캐스트 ‘더 레스트 이즈 폴리틱스’에서 “야당 대표로부터 내가 가졌던 회동 내용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받았고,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며 “광역맨체스터 시장으로 일하면서 그들과 함께했던 모든 내용을 명확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번햄 총리는 2017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광역맨체스터 시장을 지냈다. 그는 맨시티와의 접촉이 최근에 이뤄진 것은 아니라며 “의미 있는 회동은 사실상 한 차례였고, 2021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재정 규정을 위반했다는 독립위원회의 판정에서 시작됐다.
프리미어리그는 맨시티가 수익을 부풀리고 비용을 축소하기 위해 일부 스폰서십 계약을 허위로 꾸미는 방식 등을 사용했으며, 그 규모가 9억파운드(약 1조7000억원)를 넘는다고 판단했다. 독립위원회는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맨시티가 재정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정했다. 맨시티는 관련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으며 위원회 판단에 “법률과 원칙, 사실관계에서 명백하고 중대한 오류가 있다”며 항소했다.
정치권 논란은 번햄 총리의 발언 이후 커졌다.
번햄 총리는 지난달 맨시티에 대한 유죄 판정 이후 아부다비 구단주가 구단을 매각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맨시티 구단주 측이 “현대 맨체스터를 건설하는 데 거대한 파트너 역할을 했고, 맨시티를 세계적인 구단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자유민주당은 곧바로 번햄 총리에게 맨시티 구단주인 아부다비유나이티드그룹(ADUG), 시티풋볼그룹, 아랍에미리트(UAE) 정부 관계자들과 가진 회동 내용을 모두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보수당 대표 케미 베이드녹도 번햄 총리와 맨시티 고위 관계자 사이의 접촉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총리실은 이후 번햄 총리가 맨시티의 재정 규정 위반 판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잘못이 확인되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번햄 총리도 축구 규정 위반 문제와 맨체스터 지역에 대한 투자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축구와 관련된 문제는 심각하며 독립적인 절차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며 “그 절차가 끝까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문제는 다른 사안인 만큼 두 가지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맨시티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구단의 항소 절차가 진행 중이며 최종 판단에 따라 승점 삭감이나 벌금 등 중징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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