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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1, 2026

[사설]종로3가역에 ‘전태일역’ 병기 추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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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30일 서울 평화시장에 설치된 전태일 동상 주변으로 상인들이 오가고 있다. 정효진 기자

지난 4월30일 서울 평화시장에 설치된 전태일 동상 주변으로 상인들이 오가고 있다. 정효진 기자

고용노동부가 올해 전태일 열사 56주기에 맞춰 전태일기념관과 가까운 종로3가역에 ‘전태일역’을 병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970년 11월13일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분신한 청년 노동자 전태일을 시민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자신의 차비를 털어 배를 곯던 어린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줬던 전태일 열사의 삶은 ‘약자와의 연대’를 상징한다. 전태일 정신은 진보·보수를 떠나 한국 사회라는 공동체가 공유해야 할 보편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기리기 위해 ‘전태일역’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난 8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다음달 13일에 맞춰 종로3가역에 ‘전태일역’ 또는 ‘전태일기념관역’을 병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동부가 서울교통공사의 역명 병기 유상 입찰에 참여하거나 공익적 목적을 들어 서울시에 협의를 요청하는 방법이 있다. 철도 기관사 출신인 김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전태일 정신을 기리는 노동부 장관이 되고 싶다”며 전태일역 병기 구상을 밝혔는데, 56주기를 계기로 이를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전태일역 병기는 정부가 추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전태일 열사는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2020년에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받았다. 정부의 공식 인정이 없었다 해도 전태일 열사가 보여준 약자를 향한 연대의 정신은 ‘각자도생’이 시대정신이 된 한국 사회가 귀하게 여겨야 할 가치다.

전태일 열사에 대해선 국민의힘도 서거일마다 그의 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논평을 발표해왔다.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대선 후보 출마 뒤 첫 행보로 전태일기념관을 찾아 “전태일을 혁명가,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태일 열사에 대한 평가는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지 56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대표적이다. “이번 역은 종로3가, 전태일역입니다”라는 지하철 안내방송이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과 전태일의 연대 정신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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