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철도 파업, 왜?…“자회사끼리 합쳐도 차별은 그대로”
서울역. 연합뉴스
정부가 23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산하 5개 자회사를 3개로 통합하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자회사 노동자들은 간접고용과 처우 격차는 그대로라며 사흘째 파업을 이어갔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관광개발지부·코레일네트웍스지부·철도고객센터지부는 지난 21일부터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이날까지 사흘간 1차 총파업을 벌였다. 열차 승무원과 역무원, 주차관리원, 고객센터 상담사 등 자회사 노동자 1300여명이 참여했다.
‘자회사끼리 통합’ 아닌 ‘직접고용’ 요구
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관광개발과 코레일네트웍스, 코레일테크지부 노조원들이 21일 서울역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노조의 핵심 요구는 자회사끼리 합치는 ‘수평 통합’이 아니라 상시·지속업무와 생명·안전업무 노동자를 코레일이 직접 고용하는 ‘수직 통합’이다.
이번 통합은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코레일의 기능별 자회사 체계를 두고 “철도를 쪼개서 팔려고 만든 자회사 아니냐”고 지적하며 시작됐다. 노조는 대통령이 ‘철도 쪼개기’를 문제 삼았는데, 정작 해법은 자회사 업무를 코레일로 되돌리는 직접고용이 아니라 자회사끼리 합치는 데 그쳤다고 비판한다. 자회사 통합으로는 간접고용과 처우 격차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지현 철도고객센터지부장은 “회사를 통합한다면서 왜 그 통합에 노동자의 삶과 노동조건은 빠져 있느냐”며 “자회사끼리 법인만 합치지 말고 노동조건과 책임도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KTX 승무원인 박해지 코레일관광개발지부 조합원도 “철도공사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상시적이고 전문적인 업무를 왜 계속 외주로 남겨둬야 하느냐”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를 더 이상 외주화된 업무로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당장 직접고용이 어렵다면 처우 개선 방안과 중장기 직접고용 로드맵이라도 제시하라고 요구한다. 구체적으로 코레일과 동일한 4조2교대 시행, 직급체계 도입, 인력 충원, 근속급 반영, 명절상여금을 기본급의 120%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년째 이어진 자회사 체계, 처우 격차의 뿌리
서울역 대합실에 추석 승차권 예매 안내문이 붙어있다.김창길기자
철도 자회사 체계는 2000년대 초 철도 구조개혁에서 시작됐다. 정부는 철도 시설은 철도시설공단으로, 열차 운영은 코레일로 나누고 승차권 판매·역무·주차관리·고객상담·열차 내 서비스 등의 업무는 외주업체나 별도 법인에 맡겼다.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 선진화’를 내걸며 외주를 준 철도 업무를 기능별 자회사에 나눠 맡기는 구조를 굳혔다. 노동계는 당시 철도 업무를 여러 회사로 쪼개 향후 매각을 쉽게 하는 ‘민영화 전 단계’라고 비판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지만, 상당수는 코레일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되면서 원·하청 임금 격차는 남았다.
현 정부는 난립한 철도 자회사를 통폐합해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이날부터 고객서비스·유통물류·유지관리 3개 전문회사 체제로 운영한다. 코레일네트웍스와 코레일관광개발은 가칭 ‘코레일관광네트웍스’로, 코레일유통과 코레일로지스는 가칭 ‘코레일유통물류’로 합쳐졌다. 코레일테크는 기존 조직을 그대로 유지한다.
노조는 정부와 코레일이 자회사 통합을 노동자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시 2차 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