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내 육군 중령의 '하늘의 별따기' 진급률…육군은 '공정'이라는데 [취재파일]

이달 들어 "이용철 방사청장이 육군에서 선발된 획득 전문 장교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 "방사청 전반을 민간 공무원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몇 달 전 방사청 인사 때 잠수함 사업팀장에 육군 대령을, 무인전투함 사업팀장에 공군 대령을 보임하는 등 군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은 방사청장의 인사 방향성을 감안하면 관심이 가는 소문이었습니다.
육군, 방사청 등에 문의해보니까 소문은 좀 잘못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용철 청장이 육군 획득 전문 장교를 거부하는 시늉을 한 것은 맞지만 방사청은 안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저 시늉일 뿐이었고, 방사청장이 거부 시늉을 할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방사청에서 근무하는 육군 중령들 중 진급 대상자는 많은데 육군본부에서 대령 진급 정원을 확 줄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방사청으로서는 육군 장교들을 데리고는 있지만 진급 정원이 줄어버리면 조직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진급도 못 시키는데 육군의 신임 획득 장교를 추가로 어떻게 수용하느냐"는 이용철 청장의 하소연이 "방사청장이 육군 장교를 안 받는다"는 소문으로 비화한 것입니다.
"진급 대상자 34명인데 진급 정원은 단 2명"
방사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입수해 봤더니 육군은 방사청에 대령 진급 정원을 2명만 허용했습니다. 방사청 소속의 육군 중령이 34명이니까 진급률은 5.9%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다른 기관의 육군 대령 진급 현황은 국방부 소속 107명 중 18명(16.8%), 합참 소속 147명 중 20명(13.6%), 육군본부 등 소속 491명 중 56명(11.4%)입니다. 방사청의 대령 진급 정원은 다른 기관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방사청 소속 공군 중령은 12명으로 육군보다 훨씬 규모가 작지만 대령 진급 정원은 3명이었습니다. 방사청 소속 해군 대령 진급 정원도 2명으로 육군과 같지만 육군 중령보다 해군 중령의 수가 적습니다. 즉, 육군본부는 타군 본부와 비교해도 방사청에 대령 진급 정원을 적게 편성한 것입니다.
육군본부가 방사청에 할당하는 대령 진급 정원은 이전에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2024년을 제외하면 3명은 맞춰줬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올해가 최저입니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대령 진급 정원을 늘려달라"고 여러번 육군본부에 요청했지만 육군본부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이런 사정이면 육군본부가 방사청을 홀대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에 대해 육군본부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대령 정원과 인력 운영 상황을 고려한 공석 범위 내에서 대상자의 자격과 전문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공정하게 선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진급도 못 시켜주는데 받아서 뭐 하나"
육군본부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이해하기에는 방사청 내 육군 대령 진급 비율 5.9%는 너무 낮습니다. 2024년에는 6.5%였습니다. 다른 해에도 10%를 넘기 어려웠습니다. 육군에 남거나 합참, 국방부에서 근무했으면 15% 안팎의 확률로 대령이 될 수 있지만 방사청에 배속되면 육군 대령 계급장 달기는 하늘에 별따기가 됩니다.
육군 장교는 획득 특기로 방사청에 들어가는 순간, 미래가 깜깜해지는 셈입니다. 올해 4분기 획득 전문 장교로 선발된 육군 대위는 5명, 내년 1분기는 3명입니다. 방사청 입장에서도 이들을 받아들이기가 미안합니다. 이용철 방사청장의 입에서 "진급도 못 시키는데 신임 육군 획득 전문 인력을 받을 수 있겠나"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방사청과 육군본부가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무기 획득, 즉 방위사업은 국방의 중추와 같은 임무입니다. 우수한 육군 장교가 방사청에 가서 좋은 지상 무기를 획득케 하는 것이 육군의 이익이자 안보의 이익입니다. 방사청은 육군 획득 장교가 지상 전력 강화에 전문성을 백분 발휘하게끔 판을 깔아줘야 합니다. 방사청과 육군본부가 윈윈하는 길이 분명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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