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값어치 얼마나 남을까…빨라진 감가 주기에 ‘AI 투자’ 수익성 우려

광고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금융계 곳곳이 인공지능 투자의 수익성에 우려를 제기하는 가운데 각국 기업·정부가 경쟁적으로 투자·확보해온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지피유)의 ‘잔존가치 위험’도 수익성 우려를 더하는 양상이다. 빠른 기술변동으로 지피유 성능의 감가상각 주기가 수년으로 단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산업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그래비티에 따르면, 전세계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기업들(코어위브·네비우스 등)이 경쟁적으로 확보해온 엔비디아의 대표 지피유 ‘H100’ 칩의 시간당 임대료는 큰 폭으로 하락중이다. 반도체·인공지능 인프라 리서치업체인 세미애널리시스가 산출하는 H100 현물지수(시간당 임대료)는 2024년 초 8.0달러(1년 단위계약)였으나 지난해 초 3.60달러까지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1.70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중순 현재 이 지수는 2.75달러이다.
19일 한국신용카드학회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연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시대’ 포럼에서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지피유 연산설비는 내용연수(경제적 수명)가 짧아지고, 잔존가치가 거의 확정되지 않은 자산”이라며 “어느 세대 지피유도 아직은 대규모로 전체 주기에 걸친 감가상각을 겪은 적이 없는 터라 적정 잔존가치를 측정할 자료도 지표도 축적돼 있지 않고, 몇년 뒤의 가치를 알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기업들이 수십조~수백조원을 투자해 확보·구축한 인공지능 설비가 3~5년 뒤에 얼마가 될지 전혀 알 수 없는 위험이 글로벌 인공지능 산업에 도사리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엔비디아-브룩필드의 초대형 인공지능 팩토리금융 조달 협상과정에서 지피유의 감가상각 관련 잔존가치 산정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해 있다. 똑같은 H100인데도 내용연수를 코어위브는 6년, 네비우스는 4년으로 잡고 있다. 최근 코어위브는 매출 25억달러에 대해 13억달러 이상을, 네비우스도 매출 5억8200만달러에 대해 2억5900만달러를 각각 감가상각비로 계상했다.
광고
인공지능 거품 논란의 뒤편에도 클라우드 업체들이 보유한 지피유 내용연수 이슈가 깔려 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 등은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의 빠른 진화 속도로 학습·연산·추론에 쓰이는 지피유의 실제 경제적 수명이 2~3년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지피유의 최신 성능을 고려할때 2~3년에 걸쳐 이 자산가치를 감가상각으로 털어내야하는데, 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이 설비의 장부상 수명을 5~6년으로 늘려 ‘순이익 거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보나치는 최근 “인공지능 모델 사이의 경쟁 심화로 향후 인공지능 이용 단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어, 사용량이 급증해도 그에 상응하는 매출 성장이나 수익성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 투자는 설비용량이 커질수록 투자붐을 지속하기 위해 넘어야 할 최소한의 수익성 기준도 높아지기 마련인데, 핵심 설비인 지피유의 감가 주기까지 빨라져 수익성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광고
광고

지피유 성능의 내용연수 감가상각 이슈는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만 당면한 이슈가 아니다. 우리나라 국가 인공지능 컴퓨팅센터 사업에서 지피유 설비수요는 1만5천장(2028년 준공·관련 예산 2조1천억원)에 이른다. 윤종문 실장은 이날 “국내 생산적금융 공급액 200조원에서 빠져 있는 고리가 지피유 등 설비에 내재한 잔존가치 위험”이라며 “사들인 설비의 잔존가치 위험을 누가 부담할지가 전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적 금융이든 국민성장펀드든 투자자산군별로 잔존가치를 측정, 판단할 자료를 축적해 지수화하고, 나아가 잔존가치 위험을 각종 정책기금이 보증 방식 등으로 분담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