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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30, 2026

사라져가던 번트…‘머니볼’ 이후 공격 무기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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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6 월드시리즈 5차전 3회초 밀워키 브루어스 데이비드 해밀턴이 번트를 대고 있다. 세인트피터즈버그/AFP 연합뉴스
29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6 월드시리즈 5차전 3회초 밀워키 브루어스 데이비드 해밀턴이 번트를 대고 있다. 세인트피터즈버그/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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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번트는 아웃 하나를 내주고 주자를 한 베이스 보내는 작전이다. 통계를 중시하는 현대 야구에서 희생번트가 줄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자를 진루시키는 이득보다 아웃 하나의 비용이 큰 상황이 많다고 분석한다. 그런데 2026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오랫동안 줄던 번트 시도가 다시 늘었다. 희생번트뿐 아니라 타자가 직접 살아 나가는 번트 안타가 공격의 무기로 돌아왔다.

‘머니볼’ 이후 확산한 세이버메트릭스 분석은 희생번트의 손익을 따졌다. ‘팬그래프스’가 제시한 2010~2015년 득점기대치 표를 보면, 무사 1루에서 이닝이 끝날 때까지의 기대득점은 0.859점이다. 타자가 희생번트에 성공해 1사 2루가 되면 0.664점으로 낮아진다. 이 상황에서는 성공한 희생번트 뒤에도 기대득점이 약 0.20점 줄어든다는 뜻이다. 주자를 득점권에 보내더라도 아웃이 하나 늘면 한 이닝에 여러 점을 낼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다.

이런 해석 속에 번트는 점점 줄어들다가 최근에는 반등했다. 번트 타구가 인플레이되거나 번트 파울 삼진으로 끝난 타석을 기준으로 보면, 100타석당 번트 시도는 2015년 1.468회에서 2023년 0.609회까지 줄었다. 이후 3년 연속 증가해 올해 9월26일 기준으로는 0.906회에 이르렀다. 전년보다 약 29%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준으로 번트 안타는 2025년 341개에서 498개로 약 46% 증가했다. 번트 시도 중 안타가 된 비율도 26.5%에서 30.1%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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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트의 부활이 희생번트의 무조건적인 귀환을 뜻하지는 않는다. 타자가 번트 안타로 출루하거나, 빠른 발과 배트 컨트롤로 수비의 빈틈을 노리는 플레이도 늘었다. 엠엘비닷컴은 장타를 의식한 수비 위치와 번트 수비 경험 부족이 번트 안타를 노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희생번트의 손익을 따지는 계산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번트를 모두 ‘아웃을 내주는 작전’으로 묶어서 보기는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빠른 주자의 가치를 키운 제도의 변화가 배경으로 꼽히기도 한다. 메이저리그는 2023년부터 1·2·3루 베이스를 15×15인치에서 18×18인치로 키웠고, 투수의 견제 시도도 제한했다. 두 제도는 도루와 주루를 더 적극적으로 시도할 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었다. 번트 증가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빠른 주자가 살아 나가는 공격의 여지를 넓혔다. 덩달아 팀이 타선을 꾸릴 때 선택지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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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준우승팀 탬파베이 레이스는 올해 번트 안타 49개를 기록했다. 번트로 올린 득점은 19점으로, 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기록으로는 198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월드시리즈에서 탬파베이를 꺾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밀워키 브루어스도 정규시즌 번트 시도 89개로 리그 2위, 번트 안타 32개로 2위에 올랐다. 희생번트는 37개로 5위였다. 내야수 데이비드 해밀턴은 번트 안타 15개를 기록해 메이저리그 최다를 차지했다.

밀워키는 지난 4월17일(한국시각)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번트를 잇달아 활용해 결승점을 만들기도 했다. 1-1로 맞선 7회, 선두 타자 개럿 미첼이 볼넷으로 나가자 그레그 존스가 희생번트로 미첼을 2루에 보냈다. 데이비드 해밀턴의 번트 안타로 미첼은 3루에 진루했고, 조이 오티스가 포수 앞에 번트를 대 미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중요한 한 점을 만들기 위해 희생번트와 번트 안타, 스퀴즈 번트를 차례로 활용한 장면이었다.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번트 자세만으로도 내야 수비 위치를 바꿀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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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번트를 성공시키기는 쉽지 않다. 투수들의 공이 더 까다로워지고 구속도 빨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속구 투수들의 체격까지 커지면서 번트 수비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일부 구단이 번트를 공격 무기로 되살린 이유 중 하나다. 머피 감독은 “몸집이 큰 투수가 몸을 낮춰 공을 잡고, 송구할 곳을 확인한 뒤 긴장감 속에서 정확히 던져야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했다.

‘머니볼’식 분석이 드러낸 것은 희생번트의 비용이지, 번트 자체의 무용함은 아니다. 아웃을 감수해 주자를 보내는 번트와 타자가 출루를 노리는 번트는 손익이 아예 다르다.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밀워키와 탬파베이는 정규시즌 번트 안타 1·2위 팀이었다. 두 팀의 맞대결은 번트가 여전히 유효한 공격 수단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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