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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9, 2026

[사설] 대사 소환까지 간 우크라 갈등, 강경책만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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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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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한다는 우리 정부의 지난 8일 결정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교부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자’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 조처에 반발하며 갈등을 키우는 대신, 조용히 사태를 풀어가자는 쪽으로 대응 방침을 정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나빠진 책임은 북한 포로의 한국행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하고,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부에 있다. 다만, 지금처럼 강경책만 고집해선 국제사회의 충분한 공감을 얻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조속히 후속 협의에 나서 서로 납득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

헤오르히 티히 우크라이나 외교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우리는 외교가 감정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확신한다”며 “서울이 대사를 소환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건설적인 대화를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대사를 외교부로 초청해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갈등 확대를 원치 않는 듯 ‘초치’(summon) 대신 ‘초청’(invite)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우리 외교부도 앞서 대사 소환 방침을 밝히면서 “양국 간 제반 현안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며 “우크라이나 측과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두 나라 모두 ‘협의 지속’(한국)과 ‘대화 재개’(우크라이나)를 언급하고 있는 만큼, 외교당국이 조속히 만나 협의에 나서야 한다.

우리가 이번에 내놓은 대사 소환 카드는 ‘단교’를 제외하고 우리가 가진 불만을 상대국에 전하는 가장 높은 수위의 조처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전례를 돌아봐도 우리가 이런 대응에 나선 것은 독도 갈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됐던 2008년 7월 권철현 주일 대사를 불러들인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일본은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볼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을 처음 넣었다. 우리로선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문제였던 만큼 국제사회나 국민들의 이해도 높은 편이었다. 그 밖에 대사 소환의 전례로는 △1966년 일본의 대북한 플랜트 수출(김동조 대사) △일본의 한-일 어업협정 일방 파기(김태지 대사)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 검정 통과(최상용 대사) 등이 있다. 이번 갈등의 원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 포로의 한국행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한 합의를 깨고 일방적으로 공개한 뒤 우리 쪽이 항의하자 합의 사실조차 없었다는 식으로 나온 데 있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사과를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명확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강력히 항의해야 할 사안이기는 하지만, 전례에 비춰볼 때 대사 소환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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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등한 주권을 가진 두 나라가 갈등을 빚을 때 중요한 것은 제3자인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는 것이다. 4년 넘게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고 있는 전시 지도자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의 중요 우방국들인 유럽 주요국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대사 소환은 1998년 러시아 정부가 스파이 혐의로 우리 외교관을 추방했을 때도, 지난 5월 우리 상선이 이란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도 하지 않았던 일이다. 양국 모두 대화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역지사지하는 자세로 조기에 갈등을 수습하기 바란다. 강경책만이 능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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