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사업장 부당해고 구제 제외는 평등권 침해”…헌법소원
직장갑질119는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을 부당해고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는 현행 근로기준법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고 밝혔다. 직장갑질119 제공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부당해고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는 현행 근로기준법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노동단체가 헌법소원을 냈다.
직장갑질119와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는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 제11조와 시행령 등이 헌법상 평등권과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은 11조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며, 상시 근로자 4명 이하 사업장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일부 규정만 적용(시행령 7조)된다.
이에 따라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근로기준법 제23조1항의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금지 규정과 28조1항의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 절차를 적용받지 못한다. 사용자가 노동자를 부당 해고하더라도 법률에 따른 보호 조치를 받을 수 없는 것이다.
헌재는 1999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헌법소원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의 영세함과 사업주의 부담 등을 고려해 근로기준법 11조1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2019년에도 비슷한 취지로 동법 시행령 7조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직장갑질119는 “헌재의 합헌 판단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처한 현실과 기본권 보호의 필요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부당해고로부터 보호받을 필요성과 신속한 권리구제의 필요성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본질적으로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헌법소원을 통해 △사업장 규모에 따른 차별 △근로의 권리 침해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영세 사업주의 부담을 이유로 한 보호 배제의 부당성 등 네 가지 측면에서 관련 법령의 위헌성을 다투겠다고 했다.
헌법소원 대리인단의 김두나 변호사(희망을 만드는 법)는 과거 헌재의 합헌 판단에 대해 “사업장 규모만으로 사업주의 부담을 일반화하고 이를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삼았지만, 가장 보호가 절실한 노동자에게 해고로부터의 보호조차 보장하지 않는 것은 근로기준법의 존재 이유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헌재가 사업주의 부담만이 아니라 노동자의 존엄과 권리를 중심에 두고 다시 판단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직장갑질119 대표 윤지영 변호사는 “근로기준법이 가장 먼저 보호해야 할 사람은 가장 취약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인데, 영세사업주의 부담을 이유로 오히려 이들을 법의 보호 밖에 두고 있다”며 “이런 법의 허점을 이용해 사업장을 쪼개거나 노동자를 프리랜서로 둔갑시키는 ‘위장 5인 미만 사업장’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법의 보호에서 배제하는 것은 평등권과 노동권을 침해하고, 근로조건 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며 “그간 헌재는 영세사업주 보호를 이유로 정작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을 외면해 왔는데, 이번엔 다른 판단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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