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물 함께산다”... 바이오드, 3세대 벡터 백신으로 동물의약품 시장 ‘정조준’

판교 창업존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산업 분야 유망 창업자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17년 설립한 국내 최대 창업지원 클러스터로, 현재 창업진흥원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 운영하고 있다. 경기혁신센터의 수준 높은 액셀러레이팅과 투자 유치 기회를 누릴 수 있어 창업 생태계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래 유니콘을 꿈꾸고 있는 입주기업 대표를 만나본다.
[2026 판교 창업존 입주기업 인터뷰 ③] 강민 바이오드(BIOD) 대표
변이주에 빠르게 대응하는 기술을 넘어 AI를 통해 예측하는 백신 개발 시스템 구축
동물약품 시장의 마지막 블루오션 반려동물 타겟 핵심 기술 확보…
면역항암제 및 점안 투여 플랫폼 파이프라인으로 확장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의 75% 이상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고위험 가축 감염병은 국가 방역망과 식량 안보를 상시 위협하고 있으며,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를 맞아 글로벌 동물의약품 시장은 2024년 86조 원에서 2030년 약 141조 원 규모로 급성장하는 추세다. 그러나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의 60% 이상, 특히 반려동물 의약품의 90% 이상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빅파마의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가축 감염병 발생 시 수천만 마리를 대규모 매몰하는 전통적 살처분 방식 역시 생태계 파괴와 동물 복지 논란을 야기하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와 시장 공백을 혁신적인 바이오 딥테크 기술로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이오드는 30년간 축적된 헤르페스바이러스(Herpesvirus) 벡터 원천기술과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가위, 그리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결합해 차세대 동물의약품을 개발하는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1회 접종만으로 가축의 생애 전체에 걸친 면역력을 형성하고 백신 접종 개체와 야외 감염 개체를 100% 구별하는 감별진단(DIVA) 기능을 탑재하는 등 글로벌 탑티어 제품을 압도하는 기술력을 입증했다.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이자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 경험을 보유한 강민 바이오드 대표를 만나 동물의약품 생태계 혁신과 향후 비전에 대해 들었다.
Q. 바이오드의 사명과 경영 철학, 그리고 주력 사업 영역에 대해 소개해 달라.
사명인 바이오드(BIOD)는 ‘바이오 디지즈 컨트롤(BIO Disease Control)’의 약자로 차세대 바이오 기술을 통해 질병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바이오드의 핵심 경영 철학은 사람과 동물, 그리고 환경의 건강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원헬스(One-Health)’ 가치다. 감염병 유발 병원체가 사람에게 넘어오기 전 동물 단계에서 선제 차단하는 것이 인류 보건과 식량 안보를 지키는 가장 경제적이고 확실한 해법이다.
주요 사업 영역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3세대 바이러스 벡터 및 유전자 가위 기술 기반의 동물용 백신과 면역항암제 개발이다. 둘째, 비임상•임상 독성 및 유효성 평가부터 인허가까지 지원하는 전문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다. 셋째, 대규모 가금 계열사 및 농가를 대상으로 한 가축 질병 진단검사 서비스로 안정적인 수익과 임상 데이터 자산화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한다.
Q. 수의대 교수로서 연구를 이어오다 창업 전선에 직접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
바이오드는 30년 이상 미생물 기초연구 및 헤르페스바이러스 분야 세계적 석학인 장형관 공동대표(전북대 수의대 교수)와 글로벌 빅파마인 엠에스디(MSD),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의 백신 국내 임상을 추진한 본인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9년 설립됐다.
대학 연구실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에 기술 이전을 하더라도 기존 제약사들의 이해관계나 경제성 타산, 기술 이해도 부족 등으로 인해 실제 상용화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사장되는 사례를 수 없이 목격했다. 아무리 훌륭한 연구라도 현장 축산 농가와 반려 동물들에게 쓰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연구실 안에 머물던 기술을 시장 언어로 번역하고 직접 산업화까지 완성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대학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기초 R&D를 수행하고 기업 법인 바이오드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치하며 공격적인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효율적인 이원화 체계를 구축했다.
Q. 주력 파이프라인 3세대 벡터 백신의 작동 원리와 제품 차별점은 무엇인가.
3세대 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작동 원리는 일종의 ‘정밀 택배 시스템’에 비유할 수 있다. 병원성이 없고 안전성이 검증된 칠면조헤르페스바이러스(HVT)를 택배 트럭(벡터)으로 활용하고 여기에 유전자 가위 기술로 HPAI의 핵심 항원 유전자(H5)라는 택배 물품을 정밀하게 탑재해 동물 체내에 주입한다.
바이오드의 백신은 다섯 가지 확실한 차별점을 지닌다. 먼저, 신변종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해도 기존 백신처럼 1~2년씩 걸리지 않고 1개월 이내에 맞춤형 백신주를 재설계할 수 있다. 또한, 독자 개발한 키메릭 프로모터(Pec)를 탑재해 항원 발현량을 기존 대비 3배 이상 높였으며, 단 1회 접종으로 가축의 전 생애 주기 동안 면역력이 유지된다. 그리고 백신을 맞은 닭과 실제 바이러스에 감염된 닭을 100% 감별해 냄으로써 국제기구(WOAH)의 방역 및 수출 기준을 충족한다. 글로벌 경쟁 제품이 마이너스 196도(℃)의 액체질소 초저온 유통을 강제하는 반면, 바이오드는 섭씨 2~8도의 일반 냉장 보관용 동결건조 제형을 완성했다. 마지막으로 최신 유행 변이주(Clade 2.3.4.4b) 대상 임상 1상 시험 결과, 임상증상 0% 및 100%의 완전 방어 효능을 확인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AI(인공지능)를 통해 변이를 미리 예측하는 백신 개발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AI(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미래 변이 바이러스를 예측해 범용 항원을 설계하면, 바이오드가 유전자 가위 기술로 이를 벡터에 정밀 삽입해 백신 후보주를 신속하게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설계된 범용 항원은 현재 유행 중인 변이주뿐 아니라 아직 출현하지 않은 미래 변이주까지도 선제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동물의약품 시장에서 기존 제품 대비 바이오드가 지닌 경쟁력은 무엇인가.
가장 강력한 진입장벽은 헤르페스바이러스 벡터 조작 기술 그 자체다. 헤르페스바이러스는 일반 아데노바이러스 등에 비해 유전체 크기가 3~6배 이상 크고 구조가 매우 복잡해 유전자 재조합 난이도가 극도로 높다. 30년간 축적된 노하우가 없이는 후발 주자가 단기간에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 영역이다.
미국 쎄바(Ceva)의 기존 HVT 백신과 비교했을 때 바이오드의 ‘바이오백 H5’는 기술적 우위가 명확하다. 쎄바 제품은 2000년대 유행했던 과거 항원을 탑재하고 있어 최근 변이주 방어력이 떨어지고 DIVA 기능이 불가능하며 초저온 유통이 필수다. 반면 바이오드는 최신 유행주 항원 탑재, DIVA 기능, 일반 냉장 유통,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적용 등 모든 면에서 차세대 스펙을 갖추었다고 본다.
또한 반려동물 영역에서는 화학 항암제 일색이던 시장에 종양 세포만 선별적으로 찾아가 파괴하는 ‘종양 용해 바이러스(Oncolytic Virus)’ 기전의 반려견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사람 신약 개발 대비 임상 기간(5년 이내)과 비용이 대폭 절감되는 동물의약품의 특성을 활용해 높은 성공률로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
Q. 최근의 사업화 성과와 해외 진출, 그리고 투자 유치 및 상장(IPO) 계획은 어떻게 되나.
기술력과 시장성을 신속히 입증하기 위해 지난 2025년 코스닥 상장 동물약품 기업인 코미팜(Komipharm)에 HPAI 백신 기술이전(L/O)을 완료했다.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상시 백신 접종국 진출을 위해 해외 임상 3상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하림(Harim) 그룹과의 MOU를 통해 병아리 품질 차별화 컨설팅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투자 측면에서는 2024년 첫 투자 유치와 딥테크팁스(TIPS) 과제 선정에 이어 2026년 프리에이(Pre-A) 라운드를 통해 기존 투자사들(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엑셀러레이터)의 후속 투자와 더불어 신규 투자사들(농협은행, 블루코너캐피탈, 라이징에스벤처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로부터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성하고, 향후 기업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갈 우군들을 확보했다.
또한 중기부 DIPS 과제, 농식품부 산업화지원과제 등 연구비와 정책자금 보증을 확보해 현금 흐름이 매우 안정적이다. 2028년 경상기술료와 자사제품 출시로 매출 발생을 늘려, 2030년에는 IPO에 도전할 계획이다.
Q.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기센터) 판교 창업존 입주 기업으로서 받은 도움과 성과는 무엇인가.
바이오드는 전북대 교원창업으로 출발해 본사와 기초 R&D 연구소, 생물안전등급(ABL-3) 시설을 전주와 익산에 두고 있다. 기술 개발 초기에는 지방의 우수한 대학 연구 인프라가 큰 힘이 되었지만 상용화와 글로벌 진출 단계로 넘어가면서 전문 인력 확보와 비즈니스 네트워킹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경기센터 판교 창업존 입주는 바이오드의 성장 체질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지역에서 채용하기 힘들었던 수도권의 R&D 총괄 박사급 인력과 동물의약품 인허가, 마케팅 전문 인재를 대거 영입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도움이 되었다. 또한, 경기센터의 밀착 IR 프로그램과 벤처캐피탈(VC) 네트워킹을 통해 프리에이 투자 유치를 신속하게 마무리 지은 점도 좋았다. 기초 연구와 임상은 지방에서 비즈니스와 인재 영입, 글로벌 네트워킹은 수도권에서 추진한 전략이야말로 지방 딥테크 바이오 벤처가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성공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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