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캉이’의 부산 출현, 자연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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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들어온 무태상어 한마리가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면서, 지방자치단체와 주변 상인, 유통업계가 ‘상어 특수’에 환호하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우연히 마주한 야생 상어를 환대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탓할 바는 아니다. 다만 아열대 바다에서 주로 서식하는 상어의 부산 출몰은 그 자체로 기후위기의 대표적인 징후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27일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19~26일 8일간 관광객 40만5800명이 상어를 보려고 몰렸다고 한다. 상어 출현 장소인 ‘북항’과 인공수로에서 휴가를 즐기는 듯한 모습을 빗댄 ‘호캉스’를 더해 ‘부캉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북항 주변 카페와 편의점 등은 매출이 급증했다.
이에 부산 동구는 상어를 공식 마스코트로 지정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소셜미디어에서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하는 투표를 진행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900억원을 들여 조성된 북항이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부캉이가 와서 홍보 역할을 해주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효과가 있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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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상어 출현을 축제처럼 받아들이는 것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의 사례라고 우려한다. 최윤 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연근해에 49종의 상어가 분포하는데, 해수 온도 상승으로 아열대성 상어가 북상하면서 향후 10년 이내에 60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정어리·고등어·참다랑어 같은 난류성 어류가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상어들도 먹이를 쫓아 북상하고 있는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2025년 한반도와 동해안의 표층 수온은 각각 1.58℃와 2.04℃씩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반도 해역에서 한류성 어종인 명태가 사라지고, 난류성 어종인 방어가 동해에서 잡히는 등 어종이 변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도 플랑크톤 감소로 인해 어류가 줄고, 극지방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높아지는 등 인류 생존과 직결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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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태상어의 부산 출현 역시 지속적인 환경 파괴가 불러온 ‘경고’로 읽는 게 온당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부캉이를 볼거리나 마케팅 호재로만 삼아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가 함께 ‘부캉이가 북항에 온 이유’를 묻고, 화석연료 중심의 삶과 사회 시스템, 대안을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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