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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27, 2026

[요리에 과학 한 스푼]정말 핫한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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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푸드 열풍이 아주 뜨겁습니다. 자장면이나 불고기처럼 누구나 좋아할 만한 달달한 음식들뿐만 아니라, 이제는 라면이나 떡볶이처럼 한국 특유의 매운맛 음식들까지도 인기몰이 중이죠.

그러고 보니 예전에 한 외국인 친구와 떡볶이를 함께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매운맛에 몹시 당황해하던 그에게 저는 천천히 식혀 먹을 것을 권했습니다. 그러면 매운맛, 즉 핫(hot)한 맛이 조금은 덜 핫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매운맛은 온도와 관련이 있는데, 뜨거울수록 매운 자극을 더 강하게 느낀다고 합니다.

매운맛은 사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등의 일반적인 미각이 아니라 통각에 가까운 감각입니다. 미각의 경우는 맛 성분들이 입안의 미각 수용체와 결합해 뇌로 신호를 보내지만, 매운맛의 원인 물질인 캡사이신은 미각 수용체가 아니라, 뜨거운 자극을 감지하는 데 관여하는 수용체(TRPV1)를 활성화해 신호를 보내죠.

그런데 이 감각 신호가 다른 미각 신호들과 함께 뇌에서 통합되면서, 우리는 이를 또 하나의 새로운 맛 경험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을 때 우리는 입안과 연결된 비강으로 향을 느끼게 되는데, 여기에 분포한 후각 수용체들이 향 성분들과 결합하기 때문입니다. 맛이란 이처럼 미각 외에도 매우 다양한 감각 경험들의 총합인 셈입니다.

‘열’은 온도 차에 의한 에너지의 흐름이지만, 우리가 느끼는 ‘뜨거움’은 감각신경이 만들어내는 경험입니다. 그런데 열과 캡사이신 모두 TRPV1 수용체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열이 존재하지 않아도 캡사이신만으로도 화끈거리거나 뜨거운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열과 캡사이신의 자극은 서로 영향을 줄 수 있어, 뜨거운 떡볶이는 그 매운 자극이 더 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식혀도 여전히 맵다는 그 외국인 친구에게 저는 아주 단맛의 음료를 권했습니다. 아직 그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단맛은 매운맛의 감각을 경감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유를 마시는 것도 상당히 좋은 방법입니다. 우유가 캡사이신에 의한 화끈거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는데, 지방뿐만 아니라 카세인과 같은 단백질도 여기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물은 캡사이신의 매운맛을 가라앉히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캡사이신은 지용성이어서 물에는 잘 녹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유난히 매운맛을 즐기는 편입니다. 17세기 초 고추가 전래된 이래로 점차 김치와 장을 비롯한 우리의 음식 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게 되면서, 우리는 일상적으로 매운맛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매운맛은 처음에는 고통스럽지만, 반복적으로 접하면 점차 익숙해집니다. 그리고 묘한 쾌감을 남기기도 하죠.

실제로 매운맛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매운맛의 통증과 이후에 이어지는 완화 과정에서 우리 몸은 진통체계가 작동하게 되는데, 이때 느끼는 쾌감이 마치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한 느낌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바쁜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우리가 매운맛에 끌리는 이유들 가운데 하나일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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