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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25, 2026

시위대는 지지, 폭력엔 선 긋기…‘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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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좌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지도자 장뤼크 멜랑숑이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좌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지도자 장뤼크 멜랑숑이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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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좌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엘에프이)가 거리의 시위대와 선거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정부에 맞서는 시위대를 외면할 수는 없지만, 시위 과정에서 벌어지는 약탈과 파괴까지 두둔할 수도 없어서다. 내년 대선에서 집권을 노리는 장뤼크 멜랑숑 당대표에게 시위는 지지층을 모을 기회인 동시에 유권자를 잃을 수 있는 위기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24일(현지시각) 엘에프이가 극좌 세력을 감싸는 ‘우산 정당’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엘에프이는 프랑스 내무부 선거 결과 집계에서는 ‘극좌’로 분류되긴 하지만, 선거와 의회를 통한 변화를 추구한다. 의회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거나, 폭력을 투쟁 수단으로 활용하는 극단주의 세력과는 차이가 있다. 대신 정부에 맞서는 과정에서는 이들과 협력하고 공격받는 이들을 방어하면서 저항 진영의 대표자 역할을 한다.

이런 연대는 엘에프이가 좌파 지지층을 넓히는 기반이다. 필리프 푸투와 올리비에 브장스노가 이끄는 반자본주의신당(NPA)은 엘에프이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며 이번 대선에 자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멜랑숑 지지를 선택하지 않은 다른 극좌 정당도 엘에프이와 함께 탄압 반대 활동을 벌이거나 시위 일정을 논의한다. 선거에서의 경쟁과 거리에서의 협력을 구분하는 셈이다. 1968년 혁명 전후로 프랑스공산당과 트로츠키주의 세력이 물리적으로 충돌하기도 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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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압박도 좌파가 뭉치는 계기가 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7일 시위에서 벌어진 폭력을 “공화국을 무너뜨리려는 조직화된 초좌파 집단”의 소행으로 규정했다. 초좌파는 불법과 폭력을 활동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저항적 활동가들을 묶는 경찰의 분류로, 극좌 정당 전체를 뜻하지는 않는다.

정부가 이들과 엘에프이를 연결하면서, 엘에프이를 향해 “폭력 세력을 비호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엘에프이를 겨냥해 “국가에 폭력과 혼란을 심으려는 그들의 의제가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보수 정당인 공화당 소속의 제라르 라르셰 상원의장은 엘에프이의 활동 금지 문제까지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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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좌파 정당들은 정부의 공격에 반발하며 엘에프이를 엄호했다. 마린 통들리에 녹색당 대표는 “모든 책임을 다른 이들에게 떠넘기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제1서기도 “엘에프이를 비판할 수는 있지만,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기 위해 진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학생들의 불만에서 시작돼, ‘노란 조끼’ 등이 결합해 기존 좌파 정당이나 급진 활동가들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엘에프이로서는 자신들이 통제하지 못하는 시위대를 옹호하다가, 이들이 벌인 폭력의 정치적 책임까지 떠안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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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의 요구를 지지하되 폭력에는 선을 긋고자 멜랑숑은 “우리의 투쟁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약탈과 파괴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위대를 강하게 비판하면 저항 진영과의 연대가 흔들릴 수 있고, 비판을 삼가면 온건한 유권자들에게 ‘정권을 맡기기 어려운 정당’으로 비칠 수 있다는 딜레마는 여전하다.

대선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엘에프이는 이번 거리의 분노를 선거 승리로 연결하려 한다. 반면 극좌 정당 영구혁명당은 엘에프이가 집권하더라도 공약을 실현하기 어렵다며, 총파업을 통해 경제를 마비시키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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