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도 못 가고 낙마한 용혜인…‘인사 난맥’ 비판·과제 떠안은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 주재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13일 사퇴를 계기로 이재명 정부의 인사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부터 국회에서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이어지는 데다, 청와대 정책실장 등 공석인 고위 공직 인선도 예정돼 있어 인사 난맥 구조를 해결하지 않으면 또다시 인사 문제로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용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들어 장관 임명에 이르지 못한 이진숙 교육부·강선우 여성가족부·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이은 네 번째 낙마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앞선 장관 후보자 3명이 모두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지명 철회 또는 자진사퇴했지만 용 후보자는 지명 14일 만에 조기 사퇴했다.
용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문제와 기본소득당 사당화 문제 등 후보자를 향해 쏟아진 비판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지만, 청와대로서는 장관 후보자 발탁 과정부터 인사 검증까지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민심과 괴리를 보인 정무적 판단 등 해결해야 할 과제를 떠안은 모양새다.
장관급 공직자 인사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위원장을 맡고 수석비서관 등이 위원으로 있는 청와대 인사위원회가 중심 역할을 맡는다. 인사수석실이 인사 추천, 민정수석실이 검증, 정무수석실이 최종 지명 등에 필요한 정무적 기능을 맡는 등 역할을 분담하는데, 이번 사태를 보면 이 같은 수석실별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인사위원장의 책임하에 인사시스템을 거쳐 지명된 후보이므로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며 “인사청문제도 자체가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검증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용 후보자가 청문회 없이 조기 낙마한 것을 보면 청와대가 그만큼 민심과 동떨어진 인식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인사는 추천, 선정도 신중해야 하지만 검증도 철저해야 한다”면서 “모든 비난이 대통령께 향하게 한다면 이는 인사 라인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용 후보자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인사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에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으로 ‘전전세’ 입주 의혹이 제기된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4일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15일에는 코로나19 신약 로비 청탁 의혹과 위장전입 의혹을 받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린다.
비거주 주택 갭투자 논란의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와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도 15일 함께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17일에는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인사청문회 대상은 아니지만 지난 1일 물러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후임 인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정책실장은 부동산과 주식시장 등 정부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여서 향후 국정 운용의 전환 기조와 정책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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