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 송치 일주일 만에 “사이트 재오픈, 마음껏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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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이제 마음껏 즐겨주세요. 새 영상은 매일 올라옵니다.”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 ‘ㄱ’과 ‘ㄴ’은 4일 가상사설망(VPN)을 쓰지 않고도 접속 가능했다. 정부가 운영을 중단시켰다고 밝힌 국내 최대 규모의 성착취물 사이트 두곳과 같은 이름이었다. 약 5분마다 새로운 성착취물이 올라왔는데, 영상 조회 수가 많게는 115만차례에 이르렀다.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는 배너 광고가 ㄱ에는 40개, ㄴ에는 28개 붙어 있었다.
앞서 지난 8월 정부는 불법사이트 수사와 처벌을 강화하고 주요 수익원을 차단하는 등의 관계부처 합동 대응방안을 내놨다. 지난달 22일엔 성평등가족부, 경찰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ㄱ, ㄴ을 포함한 성착취물 사이트 66곳의 운영을 중단시키고, 운영자 검거, 영상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데이터베이스 확보, 사이트와 호스팅(서버 임대) 업체 계약 파기 등의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범정부 대응을 비웃듯, 똑같은 이름을 쓰는 성착취물 사이트가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ㄱ, ㄴ은 경찰이 운영자들을 송치한 지 일주일 만인 8월18일 사이트 오픈 공지를 올렸고, 정부는 이를 모른 채 ‘성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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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ㄱ, ㄴ을 이름만 빌려온 ‘사칭 사이트’로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들은 다른 운영자가 도메인을 바꿔치기한 것”이라며 “사이트에 올라오는 영상들도 이전에 운영자를 검거하며 압수했던 것과 다르다. 중단된 사이트 66곳 가운데 운영을 재개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전에 추적하던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와 이번 사칭 사이트의 운영자가 같을 가능성을 보고 수사 중이다. 방미심위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는 인터넷 주소(URL)를 지속적으로 변경하며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신규 주소가 확인되는 대로 심의·의결해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칭 사이트를 뿌리 뽑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불법사이트의 호스팅을 중지하더라도 운영자가 다른 회사에 서버 임대비용을 지불하고 계약을 맺으면 그만”이라며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의 수익은 대부분 도박 사이트 광고에서 나오기에 수익구조를 끊는 게 중요하다. 불법사이트에 광고 게재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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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불법사이트 모니터링과 수사 인력을 강화하는 한편, 불법 성착취물을 ‘소비’하는 문화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하 변호사는 “성착취물은 시청만 해도 처벌받을 수 있지만 관련 사례가 쌓이지 않아 시청자들이 ‘처벌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학습하고 있다. 운영자뿐만 아니라 영상을 다운로드하고, 댓글을 달고 회원가입한 시청자들도 엄정한 수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성착취물 유통 방지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넘어 여성을 ‘시민’으로 대할 수 있는 교육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과 정부의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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