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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11, 2026

“美 더는 신뢰할 파트너 아냐…韓, 동맹·시장 다변화해야”[제27회 세계지식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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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의 경제적 가치와 미래’ 세션
덜로프·최병일 한미동맹 진단
“트럼프 끝나도 불확실성 지속”
대미투자 전략적 지렛대로 바꾸고
인도·아세안·유럽으로 선택지 넓혀야

제27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왼쪽부터) 장유순 인디애나대 교수, 스티브 덜로프 시카고대 교수, 최병일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고문이 한미동맹의 경제적 가치와 미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제27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왼쪽부터) 장유순 인디애나대 교수, 스티브 덜로프 시카고대 교수, 최병일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고문이 한미동맹의 경제적 가치와 미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두 차례의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며 미국이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한국의 외교·통상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되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과 동맹을 다변화해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티븐 덜로프 시카고대 교수는 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6 세계지식포럼’의 ‘한미동맹의 경제적 가치와 미래’ 세션에서 “첫 번째로 분명한 사실은 미국이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한국이 앞으로 경제·외교 정책을 수립할 때 미국의 지속적인 변화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덜로프 교수는 미국이 주도해 온 전후 국제질서가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며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정치적 목표를 위해 경제력을 활용하는 지경학이 새로운 시대의 질서가 됐다”며 “경제적 지렛대를 활용하는 것이 세계 질서의 현실이 된 만큼 한국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관세와 투자를 앞세워 기존 합의의 조건을 일방적으로 바꾸면서 외교·경제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덜로프 교수는 “두 번째 트럼프 행정부는 막대한 관세를 위협하고 실제 부과한 뒤 계속 바꿔 왔다”며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하겠다는 약속도 사실상 강제로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이 트럼프 행정부 종료와 함께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이후 다른 공화당 후보가 뒤를 이을 수 있고 민주당이 정권을 되찾더라도 중상주의적 흐름은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런 불확실성이 트럼프 행정부가 끝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함께 연사로 나선 최병일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도 미국의 변화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진단에 동의했다. 그는 “미국 정책이 거래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전환된 것은 미국 정치 지형에 자리 잡은 더 깊은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며 “한국은 더 이상 미국의 약속을 당연하게 여길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해법으로는 한미동맹 안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선택지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고문은 “동맹과 파트너십을 다변화하고 자체 역량을 강화하며 미국과 소통·협력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한다”며 “워싱턴의 조치에 반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대미 투자도 한국의 취약성이 아닌 협상 지렛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고문은 향후 10년간 약 35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거론하며 “한국이 잃을 것이 더 많은 것은 분명하지만, 과제는 이를 취약성이 아니라 전략적 지렛대로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투자가 국내 경제의 탈제조화와 일자리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한국이 제공하는 자금과 제조 역량에 상응해 어떤 전략적 보상을 받아낼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정 국가에 대한 쏠림을 줄여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최 고문은 2016년 이후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대중 투자보다 약 10배 많아졌다며 “평시에는 다변화해야 하지만 한국은 잘나가는 곳에 ‘몰빵’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도와 아세안 등 글로벌사우스와 유럽연합(EU)을 대안 시장으로 제시하며 “한국은 기업과 정부가 한 팀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AI와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단기간에 분리되는 것은 현실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덜로프 교수는 “기술 프런티어는 상당 부분 미국과 중국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최첨단 영역에 참여하는 것은 결국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문제로, 이런 상황은 단기간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전문가는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당연한 전제로 받아들이기보다 최악의 상황까지 견딜 수 있는 전략과 선택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최 고문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발언을 인용해 “테이블에 앉지 못하면 결국 당신이 메뉴가 된다”며 “한국은 가능한 한 많은 자리를 먼저 확보하고 우리의 강점을 대체 불가능한 역량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은 장유순 인디애나대 경제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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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덜로프 시카고대 교수는 한국이 더 이상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여기지 말고, 외교 및 통상 전략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며, 한국은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동맹과 파트너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병일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한국의 대미 종속도를 줄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선택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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