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작사·AI 작곡’ 조선힙합…멜론 차트 올라도 저작권료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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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아무개씨는 얼마 전부터 유튜브에서 에이아이(AI)로 만든 음악을 찾아 업장에 틀어놓는다. 이씨는 “소규모(50㎡ 미만) 카페라서 저작권 징수 대상이 아니지만 나중에라도 문제가 될지 몰라서 저작권 없는 음악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에이아이 음악이 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카페에서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가 하면, 최근엔 음원 차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 노래가 벌어들인 돈을 누구에게, 어떤 권리로 지급할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조만간 관련 토론회를 여는 등 에이아이 음악 저작권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음악 프로젝트 ‘조선힙합’이 에이아이를 활용해 만든 ‘마음의 숲’은 지난 7일 멜론 ‘톱100’ 차트에 진입해 89위까지 올랐다. “지친 마음 쉬어가요/ 이곳에서 숨을 골라”라는 가사와 함께 친숙한 멜로디로 듣기 편한 미디움 템포의 가요다. 지난 4월 나온 이 노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460만회에 달하며, 16일 기준 뮤직비디오 인기 순위 12위를 기록 중이다. 가사는 사람이 썼지만 작곡과 가창에는 에이아이 음악 생성 서비스 ‘수노’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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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노 같은 서비스에 가사나 원하는 장르·분위기를 입력하면 보컬과 반주가 포함된 곡을 만들어준다. ‘선선하고 화창한 가을날에 어울리는 재즈풍 피아노 연주곡을 만들어줘’ 하는 식이다. 결과물을 그대로 쓰기도 하고, 가사와 편곡을 다시 손볼 수도 있다. 조선힙합 제작자도 ‘마음의 숲’ 이후 곡들에서는 편곡 등 후반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고 한다.

국외에서는 에이아이 음악이 더욱 활성화돼 있다. 미국 가상 컨트리 가수 ‘브레이킹 러스트’의 ‘워크 마이 워크’는 지난해 빌보드 컨트리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위에 올랐다. 영국 에이아이 음악 창작자 ‘아임올리버’는 자신의 곡 ‘스톤’이 수노에서 300만회 넘게 재생된 뒤 미국 음반사 홀우드미디어와 계약했다. 그는 직접 가사를 쓰고 프롬프트를 거듭 바꿔 한곡에 최대 100개의 버전을 만든다. 에이아이를 쓰면서도 사람의 판단이 적극 들어가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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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사람이 만든 노래와 구분하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해 음악 플랫폼 디저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8개국 9천명에게 에이아이가 만든 두곡과 사람이 만든 한곡을 들려줬더니 모두 구별한 사람은 3%에 불과했다.
음원 창작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는 중이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서구권에선 에이아이에 프롬프트를 잘 넣는 것도 능력이고 창작의 일종으로 보는 추세”라며 “컴퓨터 미디 등의 등장으로 악기를 다루지 못해도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됐듯 에이아이도 창작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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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에이아이 음악의 저작권을 어떻게 볼 것이냐다. 조선힙합은 작사를 직접 하고도 노래의 저작권 수익은 전혀 받지 못한다. 대신 음원 제작자로서 저작인접권 수익을 받는다.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자 관련 권리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지난달 에이아이 음원에서 사람이 실질적·주도적으로 창작한 부분을 신탁 등록하는 기준을 마련했다가 22일 만에 철회했다. 문체부가 문화예술계의 공론화가 먼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문체부 저작권산업과 관계자는 한겨레에 “에이아이를 활용해 창작한 부분을 저작물로 인정하는 것과 음저협이 이를 신탁받아 사용료를 징수·분배하는 기준은 별개의 문제”라며 “음저협의 규정 개정 과정에서 회원과 음원 유통업계 등의 의견을 폭넓게 들을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빠르면 이달 중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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