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한민국 영토주권’부정하는 브런슨, 그냥 넘어갈 일 아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골드 국제전략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유엔사의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은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군사분계선(MDL)에서 남쪽 2km 떨어진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까지는 대한민국 주권이 미치는 영토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제3조와도 배치되는 막말이다.
브런슨은 이날 미국 워싱턴 골드 국제전략연구소에서 가진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한 데 대해 “정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해당 구역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주권 문제와 주권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두고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유엔사는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 따라 DMZ의 군사적 관리와 출입 통제, 민사행정권만 갖고 있을 뿐이다. 브런슨의 발언은 정전협정에도 부합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유엔군사령관이 DMZ를 관리한다고 해서 대한민국 영토주권의 예외지대란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발언이다.
유엔사 측은 브런슨 발언에 대해 “정전협정에 따라 유엔군사령관에게 부여된 DMZ내 책임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렇게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브런슨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
브런슨의 ‘정제되지 않은 입’은 이번만이 아니다. 최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선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했다. 전작권 전환 시기를 논의할 한·미안보협의회(SCM)을 앞두고 돌출 발언을 한 것이다. 브런슨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아시아의 심장부에 꽂힌 단검 같은 존재”라고 표현해 중국의 반발을 자초하기도 했다. 브런슨의 거친 발언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한다.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운용하고 한미 양국군의 군사작전을 통합하며, 다국적 차원에서 정전협정을 관리하고 위기시 군사지원을 조정하는 책임자다. 브런슨의 말 한마디는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물론 한·미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가뜩이나 최근 한·미 간에는 정보공유 제한 등 안보 현안을 두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양국이 긴밀한 소통과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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