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월호·MB 뇌물’ 등 장기보관 디지털증거 폐기 논의…내란 사건도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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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으로 사건 기록 이관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법무부가 세월호 참사 및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수수 등 검찰청이 장기 보관해온 주요 사건의 디지털 증거 폐기를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12·3 비상계엄 사건 관련 증거까지 폐기 심의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따라 그 대상 기준을 명확히 확립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겨레가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법무부의 ‘공소청 전환에 따른 디넷 보관 디지털 증거의 처리 방안’ 자료를 보면, 법무부는 검찰청의 공소청 전환에 맞춰 검찰 디지털수사망(D-NET·디넷)에 보관된 디지털 증거를 사건 유형별로 정리하기로 했다. 일명 ‘디지털 캐비닛’으로 불리는 디넷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컴퓨터 등 전자정보와 디지털 포렌식 결과를 중앙 서버에 보관·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법무부는 재판 중인 사건 증거는 계속 보관하되, 수사·기소 중지 사건 증거는 담당 수사기관으로 이관한 뒤 디넷에서는 폐기한다. 그동안 검찰은 범죄 혐의와 무관한 디지털 정보를 통째로 복제해 장기간 보존하거나, 디넷에 저장된 정보를 별건 수사에 활용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법무부는 검찰 수사권 폐지와 공소청 출범에 맞춰 재판 확정 등으로 종료된 사건의 디넷 보관 증거를 삭제·폐기하기로 했다.
아울러 법무부는 그동안 영구·준영구 보관해온 중요 사건의 디지털 증거까지 폐기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대표적 장기 보관 사례로 사회적 참사인 세월호 사건과, 영구 보존 결정이 내려진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 사건을 제시했다. 법무부는 민간 전문가 중심의 ‘디지털수사 자문위원회’ 운영 규정을 개정해 장기 보관 증거의 폐기 여부를 심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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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12·3 비상계엄 사건의 디지털 증거 역시 장기 보존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애초 대검찰청의 예규(디지털 증거의 수집·분석 및 관리 규정)는 내란·외환죄 등 중요 범죄의 디지털 증거를 영구 또는 준영구로 보존하도록 규정돼 있었다. 그러나 대검이 계엄 선포 두달 전인 2024년 10월 전자정보 관리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관련 규정을 전부 삭제하면서, 내란·외환죄 증거의 장기 보존 근거도 함께 소멸했다. 김기표 의원은 “정부 스스로 보존 가치가 크다고 판단해 남겨온 디지털 증거까지 폐기를 심의한다면 대상과 기준부터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며 “공교롭게도 계엄 불과 두달 전 내란·외환죄 디지털 증거의 장기 보존 특례가 삭제된 만큼, 명확한 보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디넷에 보관된 디지털 증거를 외장하드 등 이동식 저장장치에 담아 중수청 등으로 이송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물리적 충격이나 고장으로 인한 데이터 손상은 물론, 운반 과정에서의 분실, 도난, 무단복제 등 보안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검찰 역시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디지털 증거 송부 시 증거 손상을 막기 위해 2023년부터 국가 디지털 포렌식 클라우드 서비스(NDFaaS)를 구축해왔다. 김 의원은 “이동식 저장장치의 한계를 인식해 보완 시스템까지 구축한 검찰이, 검찰청 폐지에 따른 대규모 디지털 증거 이관을 준비하면서 별도의 안전한 전자 이관 체계를 마련하지 않은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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