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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8, 2026

[NGO 현장]청소년 성소수자 조사, 20년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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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국청소년개발원(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청소년 성소수자 생활실태조사’를 발표했다. 국책 연구기관이 수행한 최초의 청소년 성소수자 관련 연구이자, 이후 이와 같은 형태로 진행된 후속 연구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당시 해외와 달리 국내 연구가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청소년 성소수자의 현실을 파악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였다.

총 13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와 6명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현실은 참담했다. 응답자의 47.4%가 자살을 시도해본 경험이 있었고, 30.4%는 아우팅을 경험했다. 이후 피해는 놀림이나 언어적 모욕에 그치지 않았고, 위협을 받은 경우가 22.3%, 신체적 구타를 당한 비율은 13.8%에 달했다.

그리고 20년이 흘렀다. 그사이 국가인권위원회가 2014년과 2025년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를 실시하며 실재하는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가 드러났다. 그러나 청소년 성소수자의 삶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정책의 근거로 삼기 위한 후속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극도의 우울과 무기력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삶이 여전히 확인되고 있지만, 아동·청소년의 교육·복지 분야는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외면하거나 뒷걸음질 치고 있다.

2006년 연구는 여섯 가지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먼저 중고등학교에서 성정체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고, 특히 부모와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담가가 청소년 성소수자를 상담할 자질을 갖추도록 훈련해야 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식 기관을 통해 성정체성과 관련한 지식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는 제언도 담겼다. 청소년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사회서비스 기관을 개발·지원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와 인권 향상을 위해 사회적 태도와 제도를 개선하는 일도 과제로 제시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살펴봐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과제들이다. 그중 단 하나라도 제대로 이행됐다면, 우리 사회가 이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청소년 성소수자가 겪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교육부는 ‘혐오·차별 표현 예방 대응 가이드라인’에서 성소수자를 제외했고, 성소수자 차별 개선은 여전히 요원하며, 학교 안팎에서 시행되는 교육 현장에서 ‘성소수자’는 의도적으로 배제당하고 있다.

문득 그 당시 연구에 참여한 이들이 자신의 10대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응답자의 53.4%가 ‘내 삶이 자살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그들의 안부를 묻는 일조차 조심스럽다. 이제는 30대 중후반이 됐을 이들은 그 시절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그래도 바람을 전할 수 있다면, 지금 어디에서 살아가고 있든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빛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를 바란다.

20년 전 연구가 제안한 과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필요한 것은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실천에 옮기려는 의지다. 청소년 성소수자의 삶을 제대로 조사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교육과 복지의 제도 안에 이들의 삶과 권리를 온전히 포함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20년 전 품었던 바람이 또다시 미뤄지지 않도록, 이제는 사회가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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