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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7, 2026

“전고체 배터리가 꿈의 배터리라고?”…‘전천후 배터리’ 야망 키우는 소듐이온배터리[경제밥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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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전시한 소듐이온배터리(SIB)의 모습.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전시한 소듐이온배터리(SIB)의 모습.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최근 배터리업계에서 소듐이온배터리(SIB)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로봇과 고성능 전기차 등 미래 산업에는 에너지밀도가 높은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가 주목받았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보급형 전기차(EV) 등에는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지면서다.

소듐은 나트륨의 영어식 이름으로, ‘소금 배터리’로도 불린다. 리튬이온 대신 나트륨 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며 충·방전하는 방식이다. 핵심 원료인 나트륨이 풍부하고 조달 지역도 상대적으로 넓어 원료 가격 변동과 공급망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안전하고 낮은 온도에서도 성능이 유지되기 때문에 ESS부터 EV, 자동차 보조전원, 데이터센터의 무정전 전원장치(UPS)까지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SIB가 ‘전천후 배터리’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는 이유다.

배터리도 ‘성능만이 최고’ 아니다?

중국 CATL의 소듐이온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인 ‘테너소듐’ 모습. CATL 제공

중국 CATL의 소듐이온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인 ‘테너소듐’ 모습. CATL 제공

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미래의 새로운 배터리 수요처로 떠올랐지만, 가장 큰 시장은 여전히 EV와 ESS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35년 휴머노이드용 전고체 배터리 수요를 연 74기가와트시(GWh)로 추산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같은 해 EV용 배터리 수요는 4000~5000GWh, ESS 신규 설치량은 972GWh에 이를 전망이다.

문제는 두 시장에서 ‘가격 요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EV에서도 대형·장거리 고성능 차량에는 고에너지밀도 배터리가, 경형·도심형 차량에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배터리가 각각 주목받고 있다. 무게나 부피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은 ESS도 가격 요인이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배터리의 상향 평준화도 가격의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 IEA에 따르면 최신 SIB 에너지밀도는 최대 ㎏당 175와트시(Wh)로 최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205Wh/㎏)에는 못 미치지만, 일반 LFP 수준(150~200Wh/㎏)까지 올라왔다.

중국은 SIB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CATL은 지난해 SIB 브랜드 ‘낙스트라’를 공개한 뒤 올해 창안자동차와 SIB 탑재 승용차를 공개했다. ESS용 SIB는 연말까지 누적 1GWh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IEA에 따르면 현재 설비와 계획을 합친 2030년 SIB 생산능력의 95% 이상이 중국에 몰릴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3사, “LFP 때와 다르다”…SIB 공략 채비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소듐이온배터리(SIB) 마더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충북 청주 오창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소듐이온배터리(SIB) 마더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충북 청주 오창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SIB 등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 SIB 생산능력이 아직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1% 남짓한 초기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과거 LFP에 대한 국내 대응이 지연됐던 사례가 있어 SIB 시장만큼은 초반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SNE리서치 발표를 보면, 올해 1~8월 세계 EV용 배터리 사용량은 844.2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7% 늘었지만, 국내 3사의 합산 점유율은 16.6%에서 12.7%로 3.9%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중국 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LFP 배터리 비중은 52.2%에서 57.3%로 상승했다. SIB는 중국 중심의 보급형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가질 미래 전략이기도 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동차 보조전원용 12V(볼트)·24V 팩을 고객 차량에서 시험하고 있다. 장주기 ESS 고객사와 수백 ㎿h(메가와트시) 단위 기술검증을 마쳤고, 내년부터는 글로벌 고객사에 시험 물량을 출하할 계획이다. SK온은 내년 ESS용 SIB 시제품을 개발해 2028년 상용화할 계획이며 전기차용 SIB도 검토 중이다. 삼성SDI는 UPS와 전력용 ESS용 SIB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SIB의 에너지밀도를 2027년 160Wh/㎏ 수준까지 확보하고, 2030년에는 220Wh/㎏까지 높여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FP 잡을까, 틈새에 머물까’…엇갈리는 시선들

다만 SIB가 LFP의 입지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선이 엇갈린다.

SIB를 미래 먹거리로 보는 쪽에서는 향후 대량양산 시 가격 하락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리튬처럼 특정 국가에 공급이 쏠리지 않아 원재료 수급 불안이 적고, 음극 집전체에 구리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할 수 있어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SIB의 안전성을 활용해 팩 구조를 단순화하면 시스템 단위 비용도 낮출 수 있다.

반면 LFP 역시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설계 개선으로 약점을 보완하고 있어 SIB가 LFP를 완전히 대체할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온성능과 에너지밀도, 출력, 안전성 등 배터리별 강점이 달라 SIB는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하나의 선택지’ 정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선두 달리는 중국 따라잡을 수 있을까

미국 소듐이온배터리 업체 피크에너지의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 피크에너지 제공

미국 소듐이온배터리 업체 피크에너지의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 피크에너지 제공

국내 업체들 입장에선 역시 중국을 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특히 초기 SIB 시장에서 중국과의 양산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히고, 동시에 비중국 소재 공급망과 고객사를 확보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에서 미국의 탈중국 배터리 생태계 구축은 기회 요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국이 이미 산업화에서 앞서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또 다른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양산에 들어갔다는 건 성능과 가격, 제조, 구매 경쟁력을 모두 갖췄다는 뜻”이라며 “양산 시점이 곧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중국과는 1~2년 격차가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솔브레인·애경케미칼은 ‘K-소듐 얼라이언스’를 꾸려 소재 공동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소재 생태계가 성숙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관계자는 “지금 당장 중국 소재 없이 SIB를 양산하기 어렵다”면서도 “소재 기업 등 생태계가 얼마나 빨리 구축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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